미국 프로풋볼리그(NFL) 슈퍼볼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한국계 하인스 워드 열풍이 뜨겁다. 혼혈인, 특히 흑인 혼혈에 대한 우리 사회의 냉대와 차별에는 눈 감으면서, MVP를 거머쥔 그에게 열광하는 모습이 한편으론 낯뜨겁지만, 워드와 한국인 어머니 김영희씨가 헤쳐온 삶은 갈채를 받을 만큼 감동적이다. 그래서 ‘반짝 관심’일지라도, 이 모자의 삶을 들여다보고 우리 곁의 혼혈인들이 처한 현실을 돌아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KBS 1TV ‘KBS스페셜’은 11일 오후 8시에 슈퍼볼의 영웅이 된 워드와 어머니의 아름다운 동행을 담은 ‘하인스 워드와 한국인 어머니 슈퍼볼을 점령하다’(연출 양승동)를 방송한다. KBS는 워드가 피츠버그 스틸러스에 입단한 1998년, ‘일요스페셜-한국인 어머니 김영희와 흑인 아들 하인스 워드’(연출 윤태호)를 통해 당시에는 국내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워드 모자의 이야기를 소개해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프로그램은 당시 방송내용을 재구성하고 MVP 선정 이후 김영희씨 인터뷰 등 현지 취재를 보태, 워드가 어린 시절 불편하고 부끄럽게만 여겼던 어머니의 눈물겨운 희생과 채찍질을 통해 풋볼의 영웅으로 거듭나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전한다.
어머니의 가르침에 따라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아 조지아대 졸업 당시 풋볼선수로는 드물게 우수한 성적을 받고, 늘 겸손하고 웃음을 잃지 않으며, 어릴 적 어머니가 불러주던 동요 ‘산토끼’를 아직도 기억하는 워드. 수제비와 오징어를 즐겨먹으며, 팔뚝에 자신의 한글이름 문신을 새길 정도로 각별한 그의 ‘한국 사랑’도 소개한다. 8일(한국시간) 피츠버그에서 열린 슈퍼볼 우승 축하 퍼레이드의 현장도 찾아간다.
양승동 PD는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98년 방송분을 찬찬히 돌려보면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정말 맑고, 활달하고, 겸손한 워드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며 “프로그램에서 직설적으로 얘기하지는 않겠지만 워드 모자의 삶에서 느낀 감동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혼혈인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