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 탈레반이 만평 작가 살해에 현상금을 내거는 등 ‘마호메트 풍자 만평’파문이 유럽인에 대한 이슬람권의 공식 테러 위협으로 비화했다.
파키스탄의 AIP통신은 9일 “탈레반 최고 사령관인 물라 다불라가 7일 마호메트 풍자 만평을 그린 작가의 목숨에 100㎏의 금을 걸겠다는 뜻을 전화로 알려왔다”고 보도했다. 금 100㎏은 2만6,666돈쭝으로 현 시세로 대략 19억원에 달한다.
물라 다불라는 이와 함께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 중인 국제평화유지군 가운데 덴마크, 노르웨이, 독일 군인을 사살하면 한 명당 금 5㎏(약 9,600만원)을 지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슬람 최고 지도자 등이 평화적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슬람 과격 단체가 테러 위협을 가하고 나섬에 따라 마호메트 풍자 만평 파문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마호메트 풍자 만평과 관련, 이슬람권 반발을 부추기는 세력으로 이란과 시리아를 지목, 해당국의 반발을 사고 있다.
라이스 장관은 8일 치피 리브니 이스라엘 외무장관과 회담을 갖은 후 “이란과 시리아가 무슬림의 분노에 불을 붙이고 있으며 이를 다른 목적에 악용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두 국가가 이슬람권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만평 사건을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이스판디알 라힘 마샤이 이란 부통령은 9일 “라이스의 주장은 100%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만평을 실은 언론에 대한 각국 정부의 제재도 잇따르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날 마호메트 만평을 실은 일간지 사라와크 트리뷴에 대해 정간 처분을 내렸다고 국영 베르나마 통신이 보도했다. 알제리에서도 뉴스를 통해 마호메트 만평을 방영한 카날 알제리, 카날 A3 등 2개 케이블TV 방송국의 간부, 보도국장, 기자 등 10여명이 국영 ENTV방송에 의해 정직을 당했다.
풍자 만평 파문은 온라인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인도네시아 등 이슬람권에 근거를 둔 것으로 추정되는 해커들이 1,000여 개에 달하는 덴마크 웹사이트와 1,600여 개의 서방 웹사이트를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황양준 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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