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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칠순에 더 빛나는 '모교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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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칠순에 더 빛나는 '모교 사랑'

입력
2006.02.09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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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여고 70대 동문 100명 십시일반 모은 2000만원 기탁

백발이 된 70대의 고교 졸업생 100명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2,000만원을 모교에 장학금으로 기탁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전북 전주여고 1941년 졸업생(12회)부터 49년 졸업생(20회)까지, 70대 할머니 동문 100명은 7일 모교에 2,000만원을 장학금으로 전달했다.

이들은 85년 동문들을 위한 양로원을 세우자는 취지로 성금 모금에 들어가 360만원을 거둬 87년 익산시 춘포면에 땅 700평을 구입했다. 하지만 양로원을 짓는데는 더 많은 돈이 필요해 포기하고 96년 땅을 2,000만원에 팔아 그 이자로 불우노인과 장애인들에게 쌀과 생필품을 지원해왔다.

동문들을 대표해 학교를 찾은 김정남(78ㆍ18회), 박옥례(77ㆍ19회) 할머니는 “이제 동문들이 모두 나이가 들어 더 이상 이 돈을 관리할 수 없어 뜻 있는 일에 쓰기 위해 모교에 기탁키로 의견을 모았다”며 “후배들이 꿈을 펼치는 데 작은 보탬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두 할머니는 85년부터 익산시 춘포면과 왕궁면, 함라면 등지에 거주하는 불우노인과 시각ㆍ지체 장애인에게 생활필수품과 쌀을 나눠주는 등 매년 3~4차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송국현 전주여고 교장은 “칠순이 넘는 동문들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매년 재학생들에게 장학금 200만원을 지급, 사회와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훌륭한 인재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 '늦깎이 대학생' 계명대 황보노씨 졸업 앞두고 5,600만원 쾌척

늦깎이로 대학을 졸업하는 칠순을 앞둔 만학도가 모교에 5,000만원이 넘는 돈을 장학금으로 쾌척했다. 21일 계명대 경영학과를 졸업하는 황보 노(69ㆍ신태양건설 대표)씨는 8일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써 달라며 5,600만원을 대학에 전달했다. 자신이 마련한 5,000만원에다 자녀들이 생일을 앞두고 선물비로 마련한 600만원까지 보탠 것이다.

황보씨는 “한국전쟁으로 형편이 어려워 제때 공부를 하지 못한 것이 평생 한이 됐었다”며 “돈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후배들이 좌절하지 않고 학업을 계속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매년 추가로 장학금을 내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황보씨가 이 대학에 입학한 것은 2002년. 2001년 대구지역 최고령으로 고졸검정고시에 합격한 그는 대학 진학 후에 낮에는 공사현장에서 땀을 흘리고 저녁에는 학교와 집에서 책과 씨름을 해왔다.

그는 “손자ㆍ손녀들에게 할아버지의 도전 정신 보여주는 것이 내가 물려줄 수 있는 최고의 자산이라고 생각한다”며 “시험 기간에는 힘들었지만 손자뻘 되는 선ㆍ후배 대학생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대화를 할 때가 어느때보다 즐거웠다”며 대학 시절을 돌이켰다.

황보씨는 3월 경북대 경영대학원 석사과정에 진학할 예정이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전주=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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