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이라크전에 나선지 한 달 열흘 만인 2003년 5월1일, 종전(終戰)을 공식 선언했다. 그러나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가 잘못된 정보에 의해 개전 결정을 내렸음을 시인한 이 이상한 전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개전 초반 138명에 불과했던 미군 사망자는 지난해 10월 2,000명을 넘어섰고, 온 나라가 전장이 된 이라크에서는 군인과 민간인을 포함해 매달 적게는 600여명, 많게는 1,200여명의 목숨이 사라지고 있다.
프리미엄 영화채널 캐치온은 13일부터 매주 월, 화요일 오전 10시에 이라크 전쟁을 다룬 TV시리즈 ‘오버 데어’(Over Thereㆍ50분짜리 13편)를 방송한다. 캐치온플러스는 같은 날 밤 10시10분 재방송한다. 지난해 7월 미국 폭스TV 계열의 케이블채널 FX네트웍스에서 방송된 ‘오버 데어’는 현재진행형인 전쟁을 다룬 첫 TV시리즈로 큰 관심을 끌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애창된 군가에서 제목을 딴 ‘오버 데어’는 인종과 성별이 다른 분대원 7명의 일상을 하루 단위로 그려나간다. 특히 등장인물 대다수가 애국심이 아닌, 돈을 벌기 위해 자원한 것으로 설정하는 등 전쟁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묘사하면서 미국에 있는 가족들의 삶까지 다뤄 ‘미국 만세!’를 외치는 여느 전쟁물과는 궤를 달리 한다.
전쟁영화 하면 스펙터클한 전투 장면이 빠지지 않지만, ‘오버 데어’는 실제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춘다. 이를 위해 배우들은 촬영 전 실제 이라크전에 참전한 베테랑 군인의 지도 아래 혹독한 훈련을 거쳤고, 아랍계의 자문도 받았다.
보 일병을 제외한 주인공들은 이름보다 별명으로 통하는데, 별명을 얻게 된 사연도 흥미를 돋운다. 분대장 크리스 하사는 고함을 잘 질러 ‘스크림’(Scream), 프랭크 이병은 명문 코넬대를 나온 엘리트가 입대했다는 이유로 멍청하다는 뜻의 ‘딤’(Dim)으로 불린다. ‘스크림’ 분대장은 인기 TV시리즈 ‘ER’에서 의사 데이브로 출연한 에릭 팔라디노가 맡았고, ‘NYPD 블루’의 리젯 캐리온과 케이스 로빈슨이 남편과 아들을 두고 자원한 기술병 ‘더블 와이드’,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이병 ‘엔젤’로 등장한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