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와 과일 위주의 저지방 식이요법이 암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학적 가정과 상식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먹거리와 질병 발병간 상관관계를 부정하는 근거 자료이기도 해 의학 및 식품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버클리대 데이비드 프리드먼 박사 등 연구진들은 8년 간 50~79세 여성 4만 9,00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저지방 식이요법을 꾸준히 실시하더라도 여성들의 유방암 결장암 심장발작 등 심장병 3대 질환을 예방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는 4억 1,500만 달러(4,100억원)라는 천문학적인 연방정부 예산이 투입됐다.
뉴욕타임스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이 연구 성과가 소개된 미 의학협회(AMA) 저널을 인용, 이 연구가 상식의 허를 찔렀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식이요법을 실시한 그룹(전체의 40%)은 건강해지는 여러 징후를 보였지만 그렇지 않은 그룹(60%)과 비교해 3가지 질환의 발병률에서 별 차이가 없었다.
프리드먼 박사는 “여성의 주요 질환들에 대해 저지방 식이요법이 효과가 있다는 상식이 깨진 점은 충격적”이라며 “더욱이 이번 연구가 단일 주제의 연구로는 드물게 엄청난 재원과 시간이 투여됐다는 점도 놀라운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통상적으로 알려진 섭취 식품과 질병 발병과의 상관 관계도 흔들리고 있다. 섬유질과 결장암 및 직장암간 상관관계가 증명되지 않아 섬유질이 암 예방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음을 이번 연구는 시사하고 있다. 비타민과 이 같은 암 예방과의 상관관계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연구에서는 저지방 식이요법을 한 여성들은 체중이 현저히 감소했다는 사실만을 확인했다. 하지만 체중이 감소했다고 해서 유방암 또는 결장암 발병률이 결코 낮아지지 않았다. 아울러 탄수화물이 인슐린 수치와 혈당 수치를 높여 당뇨병을 촉진할 수 있다는 일반적인 믿음도 증명되지 않았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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