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간이과세자와 면세사업자 범위를 축소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또 각종 학원비와 아파트관리비 등에서 부가가치세가 부과돼 결과적으로 요금이 10% 가량 인상될 전망이다.
재정경제부는 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장기조세개혁방안을 마련, 세부조율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조세개혁안들은 내부조정과 대통령보고 등을 거쳐 이달 중순 이후 열릴 공청회에 붙여지며, 여론수렴결과를 거쳐 시행여부 및 시기가 확정된다.
전반적 내용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세금을 늘리는 쪽이 줄이는 쪽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개인관련 부분
올해말로 일몰시한이 끝나는 장기주택마련저축, 농ㆍ수협예탁금, 농어가 목돈마련저축이자, 장기보유주식배당소득 등을 포함한 9개 비과세 및 세금우대 금융상품이 단계적으로 축소된다. 단, 노후 소득보장이나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부분은 최대한 존속시킨다는 것이 재경부 입장이다.
샐러리맨들에게 적용되는 소득공제는 ‘출산장려’ 쪽에 초점이 맞춰져 개편된다. 논란을 빚었던 1~2인 가구 소수자추가공제는 일단 보류된 상태지만, 지방자치선거 이후 다시 공론화할 가능성이 크다.
또 중장기적으론 자녀수에 따라 세금을 공제해주는 ‘자녀세액공제’를 도입함으로써 독신가구에 비해 자녀가 많은 가정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세제혜택을 주도록 한다는 것이다. 신용카드소득공제는 2007년 끝날 것으로 보이며, 연소득 2,500만원 이하 그룹에게만 적용되는 이자비용공제 등도 폐지를 검토하는 등 전반적인 특별공제항목들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서화 골동품에도 양도차익을 과세하고, 주식양도차익 과세대상자 역시 넓혀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지만, 화가 화랑 등 이해당사자의 반발과 금융시장 충격 등을 고려할 때 아주 먼 미래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자영업자 부분
논란의 중심에 있는 간이과세자(연 매출액 4,800만원이하)를 줄이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간이과세자란 부가가치세를 정확하게 매기지 않고, 업종에 따라 매출액의 1~3% 정도만을 부과하는 자영업자들로, 상당수 자영업자들이 외형을 줄여 간이과세자 혜택을 받고 있는 현실이다.
간이과세자 축소를 위해선 기준금액을 낮출 수도 있고 특정업종은 아예 간이과세 혜택에서 제외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약국 부동산임대업 애완견센터 피부관리업체 등은 매출액 기준을 충족해도 간이과세 대상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아예 부가가치세를 내지 않는 연 매출액 2,400만원 이하 면세사업자의 기준을 더 낮추는 방안도 제시됐다.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1%를 세금에서 공제해주는 제도 역시 폐지가 유력시되고 있다.
소비세제 관련
지금까지 ▦기초생활필수품 ▦교육 의료보건 주택 등 국민후생서비스 ▦도서 신문 방송 예술창작 문화행사 등 문화관련 제품과 서비스 ▦금융ㆍ보험서비스 등에는 부가가치세가 면제되어왔는데 과세대상을 점차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이중 학원ㆍ교습소 수강료, 아파트관리비, 장례ㆍ화장ㆍ소독ㆍ청소비 등이 부가세 과세대상으로 거론됐다. 생필품 중 여성생리대도 더 이상 부가세 면세혜택을 주긴 곤란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들 서비스나 제품에 10%세율의 부가세가 매겨지면, 당장 10% 가격인상이 발생한다. 물가영향을 감안할 때 한꺼번에 부가세를 부과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특별소비세도 대폭 개편된다. 현재 특소세 부과품목은 ▦보석 귀금속 고급사진기 향수 녹용 등 이른바 ‘사치성품목’ ▦등유 중유 등 유류 ▦경마장 골프장 카지노 술집 등 ‘사행성장소’ ▦승용차 등이다.
해외골프수요를 국내로 돌리기 위해 골프장에 대한 특소세폐지가 우선 검토되고 있으며, 향수 녹용 보석 귀금속 등도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해 인상이 보류됐던 주세도 중장기적으론 상향조정돼 소주 위스키 등 알코올도수 21도 이상의 독주(毒酒)의 경우 10년 후 150% 선까지 올리는 안이 제시됐다. 담배세금은 지방세인 현 담배소비세 외에 국세인 ‘흡연억제세(가칭)’를 신설하는 안이 거론됐지만, 정부의 ‘세목신설불가’ 방침에 따라 백지화될 전망이다.
이성철 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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