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6일 황우석 교수의 연구비 사용에 대한 감사 결과 황 교수가 정부 연구지원금 10억2,028만원과 민간후원금 14억7,843만원 등 총 24억9,871만원을 횡령한 혐의가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감사원은 정부지원금(187억원)과 민간후원금(59억원) 등 총 246억원 가운데 최근 5년간 집행한 173억원(정부지원금 164억원, 민간후원금 19억원)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였다.
감사원에 따르면 황 교수는 서울대 소속 연구원 53명의 인건비 8억1,662만원과 실험용 가축 구입비 2억366만원 등 10억2,028만원을 현금으로 인출, 본인 명의의 계좌에 입금해 사용했다.
감사원은 또 황 교수가 한국과학재단을 통해 지원받은 민간후원금 18억8,703만원 가운데 7억7,843만원은 현금으로 인출해 사용하고 7억원을 개인 명의의 정기예금 통장에 예치하는 등 14억7,843만원을 연구목적 외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또 박기영 전 청와대 과학정보기술보좌관이 황 교수로부터 2가지 과제에 대한 연구를 위탁 받고 2억5,000만원을 받았지만 연구가 종료된 지 1년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황 교수의 정부지원금 횡령은 서울대 수의대가 연구원에게 지급한 인건비를 개인 계좌로 빼돌리는 방법으로 이뤄졌다. 황 교수는 연구보조원 65명 중 서울대 소속 연구원 53명의 통장과 인감을 받아 개인적으로 고용한 여직원에게 관리토록 했다.
서울대 수의대가 연구원들에게 매달 인건비를 보내면, 현금으로 찾아 자신 명의의 계좌에 입금토록 했다. 이렇게 2002년 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황 교수의 계좌에 입금된 돈은 8억 1,662만원에 달한다.
황 교수는 이를 연구원 인건비와 등록금 지원, 숙소임차료 등으로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서울대 수의대는 연구원 1인당 매달 15만~120만원을 지급했으나 연구원들은 얼마를 받았는지 잘 기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핵심 연구원들도 월 40만원밖에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
황 교수는 또 서울대 수의대가 강원 홍성의 한 농장에서 2004년 4월부터 1년 동안 494마리의 실험용 돼지와 송아지 2마리를 구입하고 지급한 2억366만원을 다시 자신의 계좌로 입금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돌려받았다.
민간후원금은 황 교수에게 개인 돈이나 마찬가지였다. 황우석 후원회, 기업들로부터 받은 후원금 60억원은 모두 황 교수 개인 계좌로 입금됐다. 이 가운데 황 교수가 연구 외 목적으로 사용한 민간후원금은 14억7,843만원.
한국과학재단은 2004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8억8,703만원을 황 교수 계좌로 송금했다. 황 교수는 7억원을 본인 명의의 정기예금 통장에 예치했고 나머지 7억 7,843만원은 현금으로 인출해 사용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황 교수는 연구실에 있던 캐비넷에 항상 2,000만원 정도의 현금을 보관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현금을 꺼내 쓴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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