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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실망스런 황우석 연구비 씀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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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실망스런 황우석 연구비 씀씀이

입력
2006.02.07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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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밝힌 황우석 교수 연구비 감사결과는 실망을 넘어 서글픔을 느끼게 한다. 논문 조작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이후 연구비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으리라는 짐작은 했지만, 마치 주머니돈을 쓰듯 한 방만한 관리행태와 규모는 예상 이상이었다.

황 교수가 개인계좌를 통해 부당하게 관리한 돈이 62억원이며, 이 중 25억원은 용처를 알 수 없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구체적으로는 연구보조원들의 인건비와 농장주에게 지급된 실험용 동물구입비를 자신의 계좌에 돌려 넣었다든지, 대학당국에 보고하지 않고 기업들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조건 없이’ 받는 등 납득할 수 없는 대목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최근 5년 간의 내역을 감사한 결과다.

최근 줄줄이 구속된 유수한 대학교수들의 사례에서 보듯 연구비 부실관리나 횡령, 유용 관행은 거의 일반화해 있는 수준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황 교수의 연구비를 대학의 일반적인 관행 차원에서 논할 것은 아니다.

규모도 규모지만 돈의 성격 때문이다. 정부 지원금이건, 민간 후원금이건 수많은 난치병 환자와 가족을 비롯한 국민들의 간절한 염원이 농축된 돈이다. 모두가 황 교수의 연구가 세계적 결실을 거두기를 바라는, 말하자면 국민적 성금과도 같은 돈이었다.

이 문제는 우리가 황 교수의 신화에 들뜨고 도취해 누구 하나 제 할 일을 하지 못한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과학재단의 ‘국가연구개발사업 관리규정’ 등에는 엄정하게 연구비를 집행하고 감사하는 제도적 틀이 촘촘이 짜여져 있다. 서울대도 마찬가지다. 그 제도와 규정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았을 뿐이다.

이제라도 정부출연기관이나 대학, 기업 등의 연구비 책정 및 집행과정이 투명하도록 관련 규정들을 엄정히 적용하고 감시하는 시스템이 정상 작동되게 해야 한다. 이번 사태로 인해 입은 사회 전체의 피해는 이미 엄청나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나마 뭔가 얻는 것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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