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 사이에 하루 1,000여통의 전화통화를 연결하고 있습니다.”
정연광(53ㆍ사진) KT 개성지사장은 지난해 12월 북한 지역에 개설된 최초의 민간전화국장으로 부임했다. 평소 “통일이 되면 최초의 북한 지역 전화국장을 해보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던 그는 KT 수도권 강북지역 초고속인터넷 시설운영 업무를 담당하던 중 개성지사장 공모에 지원해 선발됐다.
“서울에서 출퇴근하면 시간을 많이 빼앗기기 때문에” 정 지사장은 격주로 2박3일간 서울을 다녀가는 것을 제외하고는 개성에서 보낸다. 그는 “공단 내 식당에서 소주를 곁들이며 객지 생활의 외로움을 달랜다”며 “여가시설이 일체 없어 사람들을 만나는 게 유일한 낙”이라고 말했다.
현재 개성지사의 직원은 정 지사장을 포함해 KT 파견직원 1명과 북한측 직원 2명 등 총 4명. 정 지사장은 “남과 북의 용어가 틀려서 처음에는 어려움이 많았다”며 “정중한 사양의 표시인 ‘일없시오’라는 말을 우리식으로 해석해 오해를 했는데, 이제는 서로 익숙해져 재미있게 생활한다”고 말했다.
그는 “분단 60년만에 처음 개통된 전화국장이라는 자부심이 크지만 막중한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겁다”며 “앞으로 개성공단 시범단지가 100만평으로 확대되는 것에 대비해 통신망 확충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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