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학을 앞둔 고3 학생이 대학 1년생 형과 함께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현직 경찰관의 아들을 유괴했다가 범행 8시간 만에 붙잡혔다.
6일 경기 안산경찰서에 따르면 5일 오후 7시께 윤모(19ㆍ대학1)씨와 윤씨의 동생(18ㆍ고3), 윤씨 친구 김모(19ㆍ대학1)씨 등 10대 3명이 안산시 상록구 성포동 안산천변에서 연을 날리던 A(11ㆍ초등5)군을 렌터카로 납치했다.
A군의 아버지가 안산서 직원인 사실을 알아낸 이들은 오후 9시30분께 A군 아버지 B(41)경사에게 공중전화를 걸어 “아들을 데리고 있다. 경찰관인 줄 아는데 신고하지 마라. 2,000만원을 준비하라”고 요구했다.
B경사는 곧바로 경찰 상황실에 아들의 납치사실을 알렸고 경찰은 280여 명의 직원을 동원, 안산시내 4,000여 곳의 공중전화를 권역별로 맡아 잠복했다.
윤씨는 이날 오후 10시6분께와 6일 오전 1시42분께 안산시 단원구 와동과 고잔동에서 2차례에 걸쳐 협박전화를 더 걸었고, 결국 마지막 공중전화를 했던 고잔동 H빌라 앞에서 잠복 중이던 경찰관에게 붙잡혔다.
윤씨 동생은 형이 검거되는 장면을 보고 렌터카를 몰고 달아났다가 오전 3시께 안산 한도병원 인근 대로변에서, 김씨는 오전 3시10분께 안산시내 모PC방에서 각각 검거됐다.
A군은 윤씨 동생이 운전하는 차량으로 계속 끌려 다니다가 오전 2시께 안산시 상록구 사동 도로변에서 풀려났다.
경찰조사 결과, 윤씨는 아버지의 사업부도로 동생의 대학등록금과 자신의 수업료를 마련하기 어렵게 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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