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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2세나 타던 車, 과연 누가 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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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2세나 타던 車, 과연 누가 타나?

입력
2006.02.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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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억원짜리 이탈리아 스포츠카인 마세라티 MC12(5,999㏄) 1대가 지난해 10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팔렸다. 중견기업 오너로 모터스포츠 마니아인 J씨가 그 화제의 주인공. J씨는 매장을 방문해 첫 눈에 마세라티의 디자인에 반했고 매장을 수차례 다시 찾았다. 이미 차의 성능과 파워부분에 대해선 A에서 Z까지 꿰뚫고 있는 그는 3개월간 구매여부를 놓고 밤잠을 설치며 고민했다. 한동안 페라리 F360을 몰아 슈퍼카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는 메르세데스 벤츠 S500 등을 소유하고 있는 자동차 수집광이기도하다. 그는 결국 구매를 결정했고 “마세라티 MC12의 희소가치를 놓고 볼 때 미래 기대수익은 17억원의 2배 이상은 될 것 같아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고 털어놓았다. J씨가 구매한 마세라티의 가격은 2004년 국내에서 팔린 페라리의 엔초 페라리(15억원ㆍ5,999cc)를 뛰어넘는 국내 최고 판매가다.

최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발표한‘2005년 수입차 판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수 억원을 호가하는 고급 수입차들의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마세라티는 지난해 J씨가 구매한 MC12를 비롯해 이탈리아 대통령 전용 의전 차량인 콰트로포르테(1억9,950만원) 33대를 포함 총 38대가 팔렸다. 이는 재작년에 비해 5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페라리도 2004년에는 13대가 팔렸지만 지난해에는 612 스카글리에티(4억4,500만원) 2대와 575 마라넬로(4억원) 3대 등 모두 22대가 판매됐다.

국내에서 이 같은 초고가의 슈퍼카를 누가 소유하고 있는가.

수입차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2000년도 초반만 해도 슈퍼카를 소유하려는 사람은 재벌2세 등으로 극히 한정돼 있었다. 그러나 최근 이 같은 신분의 벽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슈퍼카를 구입하는 고객들은 재벌 총수들은 물론 탄탄한 재력을 가진 성공한 자영업자에서부터 전문경영인, 치과의사, 교수, 변호사, 심지어는 주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해지고 있다. 물론 연예인들도 여기에서 빠지지 않는다. 영화배우 설경구씨가 마세라티를 애지중지 몰고 다니고 있다. 탤런트 강문영씨는 페라리 F360을 소유하고 있다. 특히 페라리 동우회도 조직돼 있다. 서울 강남의 한 유명 호텔 지하주차장 4층은 주로 이들이‘애마’를 보관하는 장소로 애용되고 있다. 또 한 외국계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담당자(CFO)도 동급의 페라리를 소유하고 있다.

세계 스포츠카의 자존심으로 꼽히는 포르셰도 지난해 국내에서 높은 판매신장율을 보였다.

포르셰 국내 수입ㆍ판매업체인 쿠즈코퍼레이션은 지난해 8억8,000만원짜리 카레라GT(5,733㏄) 2대를 비롯해 3,600㏄의 911 터보S (2억5,960만원ㆍ3,600㏄) 1대와 911 터보 카브리올레(2억4,970만원) 2대 등 모두 136대를 판매했다. 이는 2004년의 99대보다 37.4% 늘어난 것이다. 포르셰의 SUV인 카이엔 시리즈는 카이엔 터보(4,500ccㆍ1억7,200만원) 37대를 포함 모두 64대가 판매됐다. 카이엔의 주 고객층은 스포츠카를 방불케 하는 파워 SUV의 특징을 선호하는 40ㆍ50대 전문직 남성들이다. 카이엔은 주로 입소문을 통해 그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판매가 급속히 늘었다. 이 차는 한때 출고에 어려움이 따르자 독일에서 직접 비행기로 공수되기도 했다. 포르셰의 마니아로는 스포츠카 박스터를 소유하고 있는 박순백 드림위즈 부사장 등이 있다. 이 달 중순 카이엔 터보 S를 선보이는 쿠즈측은 포르셰의 올해 판매목표를 200대로 잡고 있다.

세계 최고급 명차로 꼽히는 롤스로이스의 팬텀(6억5,000만원ㆍ6,749㏄)은 2004년 7월 국내 출시 이후 같은 해 12월까지 5대가 판매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총 6대가 판매됐다. 최근 차체가 250㎜ 정도 길어진 팬텀 익스텐디드 휠 베이스를 선보인 롤스로이스는 차체 크기나 무게감 등에서 국내 고객들에게는 아직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부담감 때문인지 고객층이 극히 한정돼 있다. 이동찬 코오롱 그룹 명예회장이 롤스로이스 국내판매 1호차를 타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중견 건설업체 오너와 의사 등이 팬텀을 구입했다.

벤츠 마이바흐도 2004년 6월 국내 시판 이후 연말까지 판매대수가 62(7억3,500만원ㆍ5,513㏄) 6대와 57(6억1,200만원) 1대 등 7대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이보다 증가한 11대가 팔렸다.

권영우 쿠즈코퍼레이션 상무는“수입차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뀐데다 모터스포츠에 관심이 높은 자동차 마니아층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국내에서도 희소성과 재산가치 등을 고려한 자동차 투자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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