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부풀리기는 사실상 사라졌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해 10월 하순 발표한 고교 학교생활기록부 분석 결과다. 전국 59개 일반계고 1년생 1만9,000여명을 대상으로 국어 수학 과학 영어 과목 석차등급제 준수 여부를 조사해 보니 대부분 기준을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골자다. 가령 석차 1등급 비율은 3.87%로 기준비율(4%)을 지켰다는 식이었다.
그러나 교육부가 3개월 뒤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일명 ‘내신 뻥튀기’로 불리는 성적 부풀리기가 여전했다.
교육부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고 1, 2년생 1,032명, 학부모 1,014명, 교사 510명, 대학 입학업무 담당자 1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생 3분의 1 가량이 “성적 부풀리기가 계속되고 있다”고 답했다.
“성적 부풀리기가 개선되지 않았다”는 응답은 고1생 34.4%, 고2생 29.7%였다. 학부모의 부정적 인식은 더욱 커 고1 학부모 36.6%, 고2 학부모 40.7%가 같은 대답을 했다. 반면 교사는 100명 중 4명꼴인 3.9%만이 “성적 부풀리기가 여전하다”는 반응을 보여 대조적이었다.
봉사활동 등 비교과 영역의 기재에 대한 불신도 만만치 않았다. 고1생 37.1%, 고2생 41.2%가 “비교과 영역 기재 내용을 믿지 못하겠다”고 답했다. 교사들 스스로 믿지 못한다는 비율도 24.9%나 됐다.
대학 입학 담당자들은 대입시에서 학생부 반영비율을 높이기 위한 과제로 60.9%가 성적 부풀리기 해소 등 교과성적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고 응답했다. 15.5%는 학교차를 인정해야 한다고 답해 ‘고교 등급제’ 도입을 일부 시사하기도 했다.
교육부는 이번 조사의 후속 조치로 이 달 중 전국 고교 1, 2학년의 학업 성적을 분석해 학업성적 관리투명성과 공정성을 점검할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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