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신 치나왓 태국 총리 일가족의 대규모 주식매각이 정가에 적잖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거래의 불법성이 잇따라 제기되는 가운데 방콕 시내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리는 등 반 정부 움직임으로 번질 기세이다. 이 와중에 우라이완 티엔통 문화부 장관은 “정치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정치윤리를 지키기 위해 장관직 사임을 결심했다”며 전격 사퇴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태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일 “탁신 총리의 장남 판통태와 장녀 핀통타가 보유하고 있던 ‘친 코퍼레이션’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공시 규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탁신의 자녀들과 처남 다마퐁 가족은 최근 전화 항공 방송을 어우르는 태국 최대 재벌 친 코퍼레이션 지분 49.6%를 싱가포르 국영투자기구 ‘테마섹 홀딩스’에 매각하면서 엄청난 차익을 챙겼으며 이 과정에서 내부거래 등 불법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태국 국민들은 무엇보다 재산이 태국에서 네번째로 많은 탁신 가족이 이번 거래로 19억 달러(1조 8,435억원)의 이익을 챙겼으면서도 세금 한 푼도 내지 않은 것에 분노하고 있다.
탁신 가족은 조세 피난처인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한 지주회사 ‘앰플 리치 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세금을 피해가는 편법을 사용했다. 태국은 주식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양도세를 매기지 않는 대신 거래세만 부과한다.
태국 경찰은 4일 방콕 시내에서 열릴 반 정부 시위에 10만 여 명이 참가할 것으로 보고 경찰 3,000여명을 배치하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시위를 주도한 미디어 재벌 손디 림통쿤은 “탁신 총리는 권력을 남용하는 부패의 전형”이라며 “당장 사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