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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군살 쏙~ 전국2위 시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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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군살 쏙~ 전국2위 시장으로

입력
2006.02.0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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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자정 서울 강서구 외발산동 강서농산물도매시장. 트럭 한대가 점포 앞에 도착하자마자 하역 인부 대,여섯명이 제주에서 올라온 감귤을 내리느라 여념이 없다. 30분도 되지 않아 수백 박스가 48평의 점포 안을 가득 채웠다.

새벽 1시가 되자 이곳 52개 점포들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딸기 사과 방울토마토 등 농산물의 하역과 판매를 위해 몰려든 농민, 상인, 인부 등이 어우러지면서 뿌연 김들이 시장 여기저기서 피어 올랐다. 흥정하는 소리, 인부들이 흘리는 땀, 자동차 경적소리 등이 한바탕 향연을 이루었다.

2004년 개장한 강서도매시장은 서울시가 2,300억원을 들여 지은 시장으로 2년 만에 전국 공영도매시장 32곳 가운데 2위로 급성장했다. 개장 첫해에는 20만4,900톤(6위)에 머물렀던 농산물 판매량이 40만7,750톤을 기록, 지난해 대구 북부, 부산 엄궁도매시장 등을 앞지른 것이다.

잠시 쉬는 틈을 타 성공비결이 뭐냐고 넌지시 묻자 점포 주인들은 이구동성으로 전국 공영도매시장 가운데 유일하게 ‘시장도매인’ 제도를 도입해 유통의 한 단계를 줄인 덕이라고 답했다.

시장도매인제도는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중간 단계 역할을 한다. 시장도매인은 경매법인(경매수수료 7%), 중도매인(마진 15%) 등 2단계를 거치지 않고 판매수수료 7%만 받으므로 농민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받고, 소비자들은 싸게 살 수 있는 것이다.

농수산물공사 권상구 과장은 “비슷한 농산물이라도 이곳 농민들이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증거”라며 “시장도매인 시장에선 토마토가 톤당 195만2,000원으로 형성돼 경매제 시장(170만 4,000원)보다 14.6% 높게 나왔다”고 말했다.

하역시간을 축소한 것도 성공의 비결로 꼽혔다. 한 관리인은 “경매에서는 하역, 경매 대기에 14시간 이상이 걸리지만 시장도매인 시장에서는 대기 시간 등이 없기 때문에 하역, 판매하는데 2시간이면 충분해 소비자들이 큰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H청과에서 사과를 구매하고 있는 과일 소매업자 송모씨는 “경매를 위한 진열, 대기, 선적 등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신선도가 유지돼 품질이 좋은 편”이라며 “경매시장에서 이곳 도매인제 시장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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