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넓고 관객은 많다’ 영화 뮤지컬 등 대중문화 산업이 한류 바람을 타고 해외로 적극 진출하고 있다.
극장체인 CJ CGV는 “10월에 미국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에 3개 상영관을 개설하겠다”고 2일 발표했다. 경쟁사인 메가박스도 중국시장에 진출, 연말에 베이징(北京)에 8개 상영관을 열 계획이다. 지난해 중국 충칭(重慶)의 9개 상영관을 인수한 영화제작사 MK픽처스도 한중 합자 극장회사 ‘동방명강’을 설립,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영화제작사의 해외시장 공략 움직임도 활발하다. LJ필름은 프라임산업의 자회사 이노츠와의 합병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세계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LJ필름은 마지막 황손 이구의 아내 줄리아 여사의 생애를 다룬 ‘줄리아’와 독일 일본 북한 한국 합작 프로젝트인 ‘윤이상-나비의 꿈’ 등을 세계 배급을 목표로 제작중이다.
지난해 한중 합작 영화 ‘칠검’을 선보였던 보람영화사는 한국 일본 중국 홍콩이 함께 160억원을 들여 만든 대작 ‘묵공’으로 가을 아시아 시장을 노리고 있다. 아시아 시장에서의 흥행을 교두보로 미국과 유럽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포석이다.
뮤지컬 업계는 현지 제작을 통한 해외시장 확대를 모색중이다. TV드라마 ‘겨울연가’로 일본 열도에 ‘욘사마 열풍’을 불러일으킨 TV드라마 외주제작업체 윤스칼라는 일본에서 제작한 뮤지컬 ‘겨울연가’를 6~9일 삿포로에서 공연한다. ‘겨울연가’는 9월 도쿄를 비롯한 5개 도시 순회 공연에 돌입하며 내년 국내 무대에 역수입된다.
‘명성황후’를 만든 에이콤은 러시아 시장에서 금맥을 깨고 있다. 한국계 요절 가수 빅토르 최의 일대기를 다룬 ‘태양이라 불리는 별’을 러시아 스태프와 배우를 기용, 10월 모스크바에서 첫 공연을 시작한다. 에이콤은 3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막을 올리는 ‘반지의 제왕’(제작비 1,000만 달러)에도 100만 달러(약 10억원)를 투자해 ‘잭팟’을 기대하고 있다.
신시뮤지컬컴퍼니는 뮤지컬의 본산 영국 런던을 세계 공연계 진출의 거점으로 삼고 있다. 세계적인 극작가 아리엘 도르프만과 작곡가 에릭 울프슨이 참여한 가운데 차범석 원작의 ‘산불’을 ‘댄싱 위드 섀도우스’(Dancing With Shadows)로 변신시키고 있다. 지난해 ‘렌트’ 일본 공연으로 5만2,000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신시뮤지컬컴퍼니는 첫 공연 장소로 영국 미국 일본 등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영화계와 뮤지컬 업계가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현재의 호황을 발판으로 미래 생존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불안감이 작용하고 있다.
한국영화는 국내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었지만 흥행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 국내 상영관 수가 1,634개에 다다른 극장업계는 새 판로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뮤지컬 업계도 해외 수입 작품과 국내 라이센스 공연이 주종을 이루는 국내시장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
이승재 LJ필름 대표는 “한국 영화시장 규모는 협소해 다른 시장 개척이 절실하다”며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보편적인 소재를 개발해 경쟁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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