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유시민도 인사청문회는 겁나나 보지?”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가 7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보건복지위 소속 여야 의원들을 잇달아 접촉, “살살 다뤄줄 것”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유 장관 내정자는 2일 한나라당 복지위 간사인 박재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한나라당에서 회심의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는 데 좀 긴장이 된다”며 “선배님만 믿는다. 잘 좀 부탁한다”고 신신당부했다고 한다. 박 의원은 유 내정자의 서울대 경제학과 선배이다.
유 내정자는 또 같은 날 열린우리당 전당대회 예비선거가 실시된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우리당 복지위 간사인 이기우 의원을 만나 “인사청문회가 개인적 문제에 치중되지 않고, 정책 청문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독선적이라는 평을 받은 그간의 언행 때문에 여당 의원들이라도 마음을 놓을 수 없던 모양이다.
아울러 유 내정자는 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에게 복지위원인 이해찬 총리 대신에 친노 직계로 분류되는 백원우 의원을 넣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대적 관계에 있는 의원이 들어오기 전에 우군을 끼워넣기 위해 선수를 친 셈이다. 결국 이 총리 자리에는 백 의원이 들어가기로 결정됐다.
실제 한나라당은 이번 청문회에서 유 내정자 공략에 전력을 다할 태세다. 복지위원들이 수 차례 역할 분담 작전회의까지 열었다는 후문이다. 우리당과 민주당의 반대로 무산됐지만, 한나라당은 유 내정자가 연루된 1984년 서울대 프락치 사건을 집중적으로 다루기 위해 당시 피해자를 증인으로 세우려 했을 정도다. 고경화 의원은 “정책질의를 통해 그가 장관의 자질과 능력이 없음을 증명하겠다”고 별렀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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