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단계부터 철저하게 일본의 한류 시장을 겨냥한 드라마가 선보인다. 8일 첫 방송하는 SBS의 10부작 새 수목드라마 ‘천국의 나무’(제작 로고스필름, 극본 문희정)다.
일본 나가노에서 촬영중인 이장수 PD는 1일 시사회에서 진행된 전화 인터뷰에서 “이 작품은 ‘아름다운 날들’ ‘천국의 계단’에 이은 천국 시리즈의 완결편”이라며 “제목은 천국으로 가는 계단을 올라 영원한 사랑의 징표인 나무를 심는다는 뜻으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천국의 나무’는 애초부터 시리즈로 기획되진 않았다. ‘겨울연가’ 열풍에 힘입어 최지우가 주연한 ‘아름다운 날들’ ‘천국의 계단’이 일본에서 잇따라 인기를 모으자 뒤늦게 연작의 틀을 갖춰 탄생했다.
이 PD가 지난해 일본 팬들의 요청으로 출간한 소설 형식의 후일담 ‘천국의 계단, 어나더 스토리(Another Story)’가 70만부 가량 팔리는 대박을 터뜨리자 일본의 자본(가도가와픽처스 10억원 투자)이 합세해 드라마 제작으로 이어진 것이다.
법적 남매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그린 ‘천국의 나무’는 ‘천국의 계단’에서 주인공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이완과 박신혜가 나란히 주연을 맡아 캐스팅에서부터 ‘천국의 계단’ 후광 효과를 노린다.
두 주인공과 김청 정동환 등 일부 조연을 제외하면 일본인 또는 재일교포 연기자들이 출연한다. 또 나가노 도쿄 등 일본에서 100% 촬영하며, 대사도 상당 분량이 일본어다.
방송 편수를 국내에서는 낯선 10부로 잡은 것도, 통상 편당 40분에 13, 14부로 방송되는 일본 미니시리즈의 분량에 맞추기 위한 것이다.
MBC가 한일 합작 드라마를 몇 편 선보이기는 했으나, 이처럼 철저히 일본인의 입맛에 맞춰 제작되는 드라마는 처음이어서 국내 시청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거리다.
가장 큰 숙제는 일본어 대사의 처리. 공영화 총괄CP는 “우리 말로 더빙 할 지 자막처리 할 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면서 “한국에서도 먹힐 수 있는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PD도 “드라마가 재미있으면 국내 시청자들도 좋아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희정 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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