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전문업체인 팬택계열의 박병엽 부회장이 세계 1등 기업 도약을 선언하고 나섰다.
박 부회장은 2일 김일중 팬택 내수총괄 사장, 송문섭 팬택앤큐리텔 사장, 이성규 팬택 GSM총괄 사장 등 임직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경영혁신 실천 결의대회’를 갖고 “창조적 파괴를 통해 세계 1위 휴대폰업체로 도약하자”고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지난해 SK텔레텍을 인수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수익성이 나빠지고, 고통스런 구조조정도 겪었다”며 “지금까지와 다른 발상, 노력, 열정을 갖고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주도해 새로운 팬택 시대를 열어 나가자”고 촉구했다.
박 부회장이 전체 임직원을 모아 놓고 공식적인 결의 대회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의 이례적인 행보는 휴대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팬택 내부의 위기 의식도 그만큼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좋지 않은 실적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해 ㈜팬택은 23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3일 발표 예정인 큐리텔 실적 역시 흑자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SK텔레텍 인수에 2,924억원을 쏟아 부었으며, 중국 우루무치 공장을 비롯해 일본, 인도,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 들인 돈은 많으나 거둬들인 돈은 적었다.
그래서 ‘형제애’라는 말이 나올 만큼 직원들에게 평생 직장 이미지를 심어주기로 유명했던 팬택이 지난해 230명의 명예퇴직까지 단행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팬택 내부에서는 ‘긴장 경영’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임직원들의 어깨가 잔뜩 굳어있다.
박 부회장은 사업 구조 개편 및 혁신 과제 수행을 통해 지난해 부진했던 실적을 올해는 흑자기조로 전환시키겠다며 비상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박 부회장 직속으로 프로세스 이노베이션 그룹을 신설하고, 계열사별로 경영혁신팀도 만들었다. 또 외부 전문업체와 함께 기업 혁신 컨설팅도 병행키로 했다. 매달 사업부별로 혁신과제를 제시하고 수행 결과를 점검해 매월 말 공개키로 한 것도 눈길을 끈다.
박 부회장은 이 같은 구조조정과 혁신을 통해 올해 휴대폰 2,700만대 판매, 매출 4조8,000억원(수출 30억달러 포함)을 달성하겠다며 임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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