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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촌, 브로커尹에 수차례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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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촌, 브로커尹에 수차례 경고

입력
2006.02.02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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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물 브로커 윤상림의 행동 반경은 가히 전방위적이었다. ‘힘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촉수를 들이댔다.

정치권과 검ㆍ경ㆍ군 등 권력기관의 고위직을 등에 업고 다닌 것은 물론 이른바 ‘주먹’까지 팔고 다녔다. 그것도 고만고만한 주먹이 아니라 웬만한 사람이면 이름을 들어봤을 법한 조직폭력계의 ‘대부’급이었다.

전 서방파 두목 김태촌(57)씨. 그가 바로 윤상림이 팔고 다닌 주먹이다. 1일 기자와 만난 김씨는 “상림이한테 내 이름을 팔지 말라고 숱하게 경고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는 최근 “윤씨가 김태촌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육군본부 모 사무관을 협박해 1,000만원을 뜯어냈다”는 검찰 조사 결과를 들었을 때는 기가 막혀 할 말을 잃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김씨는 “평소 사업 이야기를 하면서 인맥 등을 과시해 사기 기질이 있어 보인 건 사실이지만 판ㆍ검사한테까지 사기를 치고 다닐 줄은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다음은 김씨가 얘기하는 윤상림과의 관계.

20여년 전 처음 만났다. 또렷하게 기억나는 건 아니지만 1980년대 초였던 것 같다. 고향 선ㆍ후배 모임에 나갔는데, 윤상림이 동향 후배라며 붙임성 있게 다가왔다.

이 후 선ㆍ후배들과 함께하는 술자리가 있을 때 종종 자리를 함께 했다. 솔직하게 말하면 1987년 수감되기 전까지 윤상림이 나를 “형님”이라고 부른 건 사실이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윤상림이 점점 못미더워졌다. “사업을 크게 하고 있다”, “군인들을 많이 알고 있다”며 자신의 인맥을 지나치게 떠벌리고 다니는 게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게다가 여기저기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면서 나를 들먹이는가 하면, 나와의 친분을 대며 ‘좋지 않은 행동’까지 하고 다닌다는 소문도 귀에 들어왔다. 이후 의식적으로 멀리하려 했고, 별도의 경고도 보냈다.

물론 그 전에도 내가 먼저 연락한 적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인정상 매몰차게 완전히 인연을 끊을 수는 없었다. 윤상림과의 금전 거래는 전혀 없었다. 윤상림은 내가 수감돼 있는 17년 동안 한번도 면회 온 적이 없다.

지난해 11월 윤상림이 김포공항에서 체포되기 전날에도 내게 전화로 안부를 물어왔다. “극장을 경영하고 있다”며 큰소리 치던데 다음날 체포됐다는 뉴스를 들었다. 깜짝 놀랐다.

출소 후 나는 신앙 생활을 하며 새 출발을 하고 있다. 윤상림과의 이런 저런 인연 때문에 공연히 오해를 받을까 걱정스럽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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