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멕시코 접경지역에 밀입국 및 마약밀수용으로 보이는 땅굴 두 개가 최근 잇따라 발견돼 미국 국경보안에 비상이 걸렸다.
두 개의 땅굴 중 하나는 미 애리조나주 국경에 있는 것으로 이민국 요원들이 순찰을 돌다 땅굴에서 135㎏의 마리화나를 들고 나오던 2명을 체포함으로써 발견됐다. 이 터널은 12㎙의 길이로 도로를 가로질러 멕시코 노갈레스시의 조그마한 집과 연결돼 쉽게 도피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다른 땅굴은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접경지에서 발견됐는데 높이와 너비가 각각 150㎝에 총길이가 1km 정도로 성인이 몸을 굽힌 채 걸어 다닐 수 있다. 조명시설이 갖추어져 있고 지표면 위로 배기 파이프까지 뚫려 있었다.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지대에서는 2001년 9ㆍ11테러 이후 무려 21개의 땅굴이, 그 이전 11년 동안에도 15개가 발견됐다.
미 이민국은 9ㆍ11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국경 순찰을 강화하자 땅굴을 통한 밀입국과 마약 밀매가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국 당국은 최첨단기법을 동원해 땅굴 찾기에 나서고 있지만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지하 깊숙이 파고 들어가 이를 찾는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매년 수십만 명의 멕시코 불법 이민자가 국경을 넘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이 장벽 설치를 추진 중인데 대해 멕시코가 강하게 반대해오던 와중이어서 땅굴은 외교문제로도 비화할 조짐이다.
미 하원은 불법 이민자들을 막기 위해 3,200㎞에 이르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 중 3분의 1에 장벽을 설치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국경경비강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상원도 2월 중 이를 통과시킬 계획이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