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 결과 한국은 컴퓨터 인터넷 보급 등에서 세계적 수준에 올라 있으나, 학습분야 등 질적인 활용 측면에서는 크게 낮은 수준이라는 사실이 최근 확인됐다. 그 뿐이 아니다.
청소년의 휴대폰 보급률도 세계최고 수준이지만 활용내용은 대단히 비정상적, 비교육적이어서 역기능이 심각하다(1월 31일자 한국일보 기획취재팀 보도). 앞서의 왜곡된 컴퓨터 문화와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휴대폰은 이미 컴퓨터의 거의 모든 기능을 갖춘 ‘손 안의 컴퓨터’ 차원으로 발전돼 있다. 늘 휴대한다는 점 때문에 컴퓨터의 부정적 측면과 그 폐해까지 시공의 제약 없이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양날의 칼과 같은 휴대폰이 호기심 많고 자기통제력이 미처 성숙되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마구잡이로 쥐어진다는 데 있다. 중고생은 말할 것도 없고 초등생 사이에서도 휴대폰 소지가 우리처럼 일반화해 있는 나라는 없다.
휴대폰의 부작용은 대개 부가기능에서 비롯된다. 문자 남용에 따른 사고의 단순화와 글쓰기 능력의 퇴화, 성인 유해정보에 대한 무방비적 노출, 상시 사용에 따른 집중력과 학습능률 저하 등이다. 가족 관계를 포함한 현실과의 괴리현상도 문제다. 심하게 얘기하자면 지금처럼 휴대폰 문화에 아이들을 그대로 방치해 두는 한 우리 교육의 미래는 낙관하기 어려울 정도다.
우리의 유난스러운 청소년 휴대폰 문화는 어른들이 교육의 주체로서 자녀들을 제대로 지도하지 못하고 일방적인 후원자나 소극적 방관자에 머물러 있는 현실과도 관련이 있다. 청소년 휴대폰문화 역시 교육의 테두리 안에서 적극적으로 논의되고 다뤄져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점에서 컴퓨터와 마찬가지로 학교 차원의 지도와 ‘휴대폰 바로쓰기’ 범사회적 운동이 필요하다. 기업들도 문자 사용량이나 여타 부가기능을 제한한 청소년용 휴대폰 개발 보급 등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 아이들을 바로 키우기 위한 노력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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