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대만이 신년 초부터 양안(兩岸) 통일 문제를 둘러싼 신경전을 벌이며 반목을 키우고 있다.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은 춘제(春節ㆍ중국 설)인 29일 올해 대만의 책무는 국가통일위원회(國統會)를 해체하고 통일을 국시로 규정한 국가통일 강령을 적당한 시기에 삭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통일 강령은 1991년 국통회 3차 회의에서 결정된 대만의 공식 국시(國是)로 대륙과 대만은 모두 중국의 영토로 모든 중국인은 중국의 통일을 이룩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천명했다.
천 총통은 이날 타이난(臺南)현 지방 인사들과 만나 “우리는 올해 세 가지의 책무가 있는데 국통회 및 국가통일 강령의 철폐, 대만의 유엔 가입, 신헌법 초안 마련 및 내년중 국민투표 실시 준비가 바로 그것이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천 총통의 발언을 대만 독립을 향한 일보라고 규정했고, 대만 야당들도 천 총통의 정치적 신의를 문제 삼았다.
마잉주(馬英九) 국민당 주석은 “통일강령 유지를 공언해온 천 총통의 정직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고, 린후이관(林惠官) 친민당 간사장은 “천 총통의 발언은 양안간 갈등을 심화시킬 뿐”이라고 냉소적으로 반응했다.
하지만 천 총통은 중국공산당이 통일을 위해서는 무력 사용도 불사하려는 상황론 등을 앞세워 반대여론을 정면 돌파할 기세이다.
중국측의 정치 공세도 만만치 않다. 중국 정부는 28일 대만에 제공할 판다 암수 한 쌍의 이름을 ‘흩어졌던 가족이 다시 모인다’(團圓ㆍ퇀위안)는 의미의 ‘퇀퇀(團團)’과 ‘위안위안(圓圓)’으로 확정했다.
판다 한 쌍은 지난해 5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롄잔(連戰) 대만 국민당 전 당수의 회담을 계기로 중국이 대만에 선물하기로 한 것으로 중국은 한 쌍의 이름을 공모해왔다. 공모에서 중국인 130만 명은 7만여개의 이름을 보내왔고 ‘허허(和和), 메이메이(美美)’ ‘친친(親親), 칭칭(情情)’ 등 10가지가 최종 후보로 올랐다.
하지만 대만 정부는 중국의 기증 목적에 정치적 의도가 깔렸다고 판단하고 있어 판다가 대만으로 갈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중국 정부는 또 30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대만 선수들이 참가하는 것을 환영하며 성화 봉송로 결정에 있어 대만 동포들의 희망을 적극 고려하겠다”며 대만을 성화 봉송로에 포함시키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올해 대만은 세 가지 책무가 있다. 통일 강령 철폐, 유엔 가입, 신헌법 초안 마련 및 내년중 국민투표 실시 준비가 바로 그것이다"- 대만총통 천수이볜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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