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사진)씨가 29일(현지시간) 오후 8시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아파트에서 숨졌다. 향년 74세.
백씨는 1996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몸의 왼쪽 신경이 마비된 뒤 재활 치료를 받으면서도 최근까지 비디오 아트를 준비하는 등 왕성한 창작 활동을 계속해왔다. 백씨의 조카인 켄 하쿠다씨는 “선생의 임종은 부인(시게코 쿠보다)과 간호사가 했다”며 “장례식은 수일후 뉴욕 맨해튼에 있는 프랭크 켐벨 장례식장에서 거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1932년 서울에서 태어난 백씨는 60년대 이후 유럽과 미국에서 전위적이고도 실험적인 예술 활동을 해왔다. 63년 독일에서 가진 첫 개인전을 통해 비디오예술의 창시자로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이후 비디오아트를 예술의 한 장르로 편입시킨 선구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84년 파리와 뉴욕을 통신위성으로 연결하는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기획ㆍ지휘해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현대예술과 비디오를 접목시키는 데 기여한 공로로 ‘98년도 교토상’을, 한국과 독일의 문화교류에 기여한 공로로 독일 정부로부터 문화ㆍ예술 분야의 최고 영예인 ‘괴테메달’을 받았으며, 2000년 우리 정부로부터 금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한편 국립현대미술관은 31일 덕수궁 미술관 1층 로비에 조문소를 설치하기로 했다.
조윤정 기자 yj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