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초 북한 권부에서 밀려났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매제 장성택(60) 전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권력 일선에 복귀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실각 전 북한 경제개혁에 깊이 관여했던 장 부부장의 복귀는 북한의 개혁ㆍ개방 가속화를 시사한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남부 경제개발 중심지 방문과 맞물려 이런 전망에 무게가 더해지고 있다.
장 부부장의 복귀는 이날 북한 국방위원회의 설맞이 기념연회 참석자 명단에 포함된 사실을 관영 매체들이 보도하면서 확인됐다. 정부 당국자도 30일 “장 부부장이 어떤 직위를 맡게 됐는지 확인은 안됐지만 복귀는 맞다”고 밝혔다.
장 부부장은 노동당 내 핵심 부서인 조직지도부의 책임자이면서 김 위원장이 가장 아끼는 여동생(김경희 당 경공업부장)의 남편이라는 점 때문에 1990년대 중반부터 국내외 정보기관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2002년 10월 경제시찰단을 이끌고 남쪽을 방문하면서 북한의 경제개혁을 이끄는 인물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래서 정보당국은 장 부부장을 실질적인 2인자로 간주하며 주목해왔다.
하지만 그는 2004년 초 공식 석상에서 소리없이 사라졌다. “권력욕에 의한 분파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장 부부장은 업무정지 처벌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최용수 인민보안상, 최춘황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지재룡 당 국제부 부부장 등 장 부부장의 측근으로 분류됐던 인사들도 차례대로 숙청됐다. 김 위원장의 후계자 자리를 노리던 장 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차남 김정철(24)을 후계자로 밀던 세력들에게 밀려났다는 설도 제기됐다.
그런 처지의 장 부부장이 복권됐다는 사실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당장 장 부부장이 실력자로 등장하기는 어렵겠지만 개혁ㆍ개방정책 추진에 있어 점차 주도적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개혁ㆍ개방에 소극적인 군부나 보수 성향의 원로그룹을 장 부부장이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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