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임용시험 합격자 발표를 보고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았겠지? 평범하지만 축하한다는 말부터 전한다.
이제 3월이면 그동안 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현장에 적용해볼 포부에 기대와 긴장감이 교차하겠지.
먼지 쌓이고 이름뿐인 도서실이나 아무 것도 없는 곳에 부임해 새롭게 도서실을 만드는 일부터 시작할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단다.
사서교사는 사서인 동시에 교사라는 것을 꼭 마음에 새기기 바란다.
문헌정보학과에서 공부하는 동안 도서관 운영과 사서의 마음가짐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부했지만 교사로서의 정체성은 지금부터 쌓아나가야겠지.
선생님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직업세계를 이해하고 또 그들에게 도서관을 이해시키면서 동료의식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구나.
그러면 선생님이 먼저 도서관 이용자가 되어 학생들의 이용을 자극할 거다.
사서는 이용자와 책에 대하여 풍부한 지식을 갖춰야 한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지. 하지만 현재 대학 교과과정으로는 이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
그러니 많이 읽고 공부하기 바란다. 그래야만 사서가 도서 선정의 주체가 될 수 있단다. 처음 개관하는 도서관에서는 초기에 기본자료를 한꺼번에 구입해야 하니 권장도서 목록을 참고할 수밖에 없을 거야.
그러나 그러한 목록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좋다고 판단한 책이기 때문에 내용의 교육적 가치를 중시하고 또 아이들이 좋아하는지는 알 수 없지.
아이들은 본질적으로 재미를 최우선으로 여기고 또 독서 수준도 차이가 많이 나니 질은 좀 떨어져도 재미있는 책도 도서관에는 필요하단다.
기본도서가 갖춰지고 나면 더 이상 권장도서 목록에 의지하지 말고 직접 판단해서 고르기 바란다.
물론 읽어보고 결정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서평을 참고하지. 하지만 몇몇 신간에 집중되는 현재의 서평으로는 불충분하다.
출판된 모든 책을 대상으로 같은 주제의 책을 비교 분석하고 책의 가치판단은 물론 이용 방향까지 제시하는 서평이라야 사서가 구입하고 교사와 학생에게 권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니 어린이 청소년 책을 평가하는 안목을 길러 미국의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처럼 사서가 서평을 쓰는 문화를 만들어보자.
독서란 참으로 개인적인 경험이어서 한 권의 책에 대해서도 각자 다른 감상을 가지지 않니?
개별적으로 책을 권하고 소감을 나누면서 또 다른 책으로 안내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어느 국어 선생님의 말에 나는 참으로 공감한단다.
그러니 도서관 수업을 아이들과의 개인적인 접촉에도 할애했으면 한다.
그리고 공공도서관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을 고려하여 학부모나 지역사회에도 학교도서관 문을 활짝 열었으면 좋겠구나.
도서관이 학교와 교육의 중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는 열정적이고 유능한 사서교사가 되기를 기원하고 후원할게.
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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