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로 예정됐던 검사장급 인사가 설 연휴 이후로 미뤄졌다.
일찌감치 사의를 표명했던 홍석조 광주고검장과 이기배 수원지검장, 유성수 의정부지검장, 고영주 남부지검장이 26~27일 잇따라 퇴임식을 가져 업무 공백까지 예상된다.
청와대는 인사 발표가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구구한 억측이 많지만 별 다르게 볼 사안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7일 “인사대상 규모 자체가 큰 데다 이전과 달리 검사장급 이상에 대해 체계적이고 기준이 강화된 인사검증을 거치기로 했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사에선 8명이 검사장으로 승진하며, 청와대는 1.5배수인 12명을 대상으로 검증 작업을 하고 있다.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견설’‘마찰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종백 서울중앙지검장(고검장급)의 거취 문제를 놓고 천정배 법무장관과 청와대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게 인사 지연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 무성하다.
청와대와 정상명 검찰총장이 검찰조직 안정을 위해 이 지검장을 법무연수원장이나 서울고검장으로 전보하자는 입장인 데 반해 천 장관은 이 지검장이 인천지검장 시절 대상그룹 비자금 사건을 ‘봐주기’ 수사한 책임을 물어 좌천성 전보 주장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천 장관은 대상그룹 비자금 사건을 “사회적 거악을 척결해야 하는 검찰의 본분을 망각한 사건”으로 규정하고 “수사팀 관계자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앞서 천 장관과 정 총장이 26일 낮 긴급회동을 가져 27일 중 인사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또 다시 연기되자 양측의 이견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 지검장이 일선 고검장이 아닌 법무연수원장(고검장급)으로 전보되는 선에서 갈등이 봉합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임채진 법무부 검찰국장이 서울중앙지검장에 사실상 내정되는 등 주요 보직 인사는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문성우 청주지검장, 대검 공안부장에는 이귀남 법무부 기획관리실장과 김수민 보호국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박영수 대검 중수부장은 유임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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