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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스크린 쿼터 축소 불가피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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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스크린 쿼터 축소 불가피한가

입력
2006.01.2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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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7월부터 스크린쿼터제를 현행 146일에서 73일로 축소한다고 발표하자, 영화인과 민노당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되기 때문에, 걸림돌이 되는 스크린쿼터를 축소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주장이다. 범세계적 무역자유화 대열에 동참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크린쿼터가 고정불변의 제도는 아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스크린쿼터 축소와 한미FTA 체결이 중ㆍ장기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을 2% 높이고 일자리 10만개를 늘리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한 바도 있다. 경제적 효과 외에 한미 동맹을 강화함으로써 더 큰 외교안보적 효과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영화는 한 국가의 문화 자체이기도 하다. 지난 해 10월 유네스코 회의에서 ‘문화상품에 한해 자국의 보호조처를 인정하자’는 문화다양성 협약이 통과된 것은 이런 이유다. 미국과 이스라엘만 반대한 가운데 148 대 2로 통과되었다.

미국이 세계 영화시장의 85%를 독과점한 상태에서 근래 영국 독일 멕시코 등은 10% 안팎의 자국 영화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다행히 우리는 지난 해 50%가 넘었다. 이는 스크린쿼터가 유지됐기 때문이다.

스크린쿼터는 영화는 물론, 다른 산업에서 전세계로 힘차게 뻗어가는 ‘한류’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국익’을 고려하더라도 40%의 스크린쿼터를 20%로 축소하는 것은 지나쳐 보인다.

영화인들은 ‘미국과 FTA협정을 체결한 45개국은 평균 국민소득이 2,000달러에 불과한 빈민국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 문제를 놓고 경제관료와 영화인은 그동안 갈등만 빚어왔을 뿐, 진지한 논쟁이나 설득의 자리가 없었다.

국민정서 상으로도 스크린쿼터 축소의 충격은 크다. 그 충격과 갈등을 줄이려면 지금이라도 자리를 맞대고 서로를 설득해야 한다. 축소하더라도 우리 영화가 위축될 경우, 원상회복시킨다는 분명한 보장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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