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명절 대장정’이란다. 가장 험난한 고지는 역시 차례음식. 5년차 주부이자 자칭 ‘모범 며느리’인 그도 그럴진대, 아직 부엌보다 식당이 친근한 초보 며느리가 가질 긴장이야. 전통제례음식전문점 이가제사(02-356-6265, www.lee-house.co.kr) 원순경 대표의 도움으로 초보 며느리의 명절(제사)음식 따라가기를 알아본다.
결혼은 두 집안의 ‘문화 충돌’이다. 명절과 제사는 그 충돌의 집합체. 시댁 문화를 모르는 새댁은 도마 앞에서 꿀 먹은 벙어리가 된다. 그러나 바로 그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처음에는 묵묵히 시키는 대로 따르는 것이 왕도다. 몇 년 후를 기약하면서.
새 며느리가 맡게 되는 음식은 대부분 깊은 노하우가 필요 없는 나물, 전, 적 등이다. 친정에서도 해 봤으니 쉽다고 생각하는 것은 금물. 재료의 선택에서 크기, 익히는 정도, 간의 유무 등 모든 것을 일일이 묻는다. 시댁과 친정의 조리법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차마 묻기 민망한 요리의 기본이 있다. 볶는 나물과 무치는 나물의 차이, 전과 적에 적당한 팬의 온도, 국에 떡과 만두를 넣는 시기 등등. 이런 것마저 모른다면 처음부터 두 손을 들던가, 자존심이 허락치 않는다면 미리 알아본다. 친정 어머니나 허물없이 지내는 어른에게 예상 문제를 받아내 인터넷 등 참고자료를 뒤진다.
요리에 조금 자신이 있다면 남은 제사음식에 관심을 가져본다. 제사음식을 활용해 어른들을 위한 멋진 술안주나 조카들의 간식을 만들 수 있다. 우리 제사음식이 서양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퓨전요리로도 변신한다. 제사음식 활용법은 인터넷 등에 많이 소개돼 있다. 적당한 재료나 소스 등을 미리 챙기면 준비성에서도 큰 점수를 받는다.
어느 집이나 막내에게 돌아가는 것은 설거지. 청결 여부를 떠나 어른들이 주목하는 두 가지가 있다. 거품목욕을 연상케 할 정도로 세제를 많이 쓰는 것과 그릇을 닦거나 헹굴 때와 관계없이 계속 수도꼭지를 열어 놓는 것이다. 점수를 한꺼번에 잃는다. 그리고 잊지 말 것. ‘설거지는 단순히 그릇을 닦는 것이 아니라 주변 정리 등 모든 주방일의 마무리’이다.
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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