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이, 오라이’ 하며 버스 문 옆을 툭툭 두드리던 버스안내양이 돌아왔다. 1980년대 후반 시민자율버스가 도입되면서 우리 곁에서 사라진 지 거의 20년 만이다.
버스안내양이 등장한 곳은 충남 태안군. 군은 관광홍보와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해 버스안내양 제도를 부활, 25일부터 태안_근흥면 신진항(22㎞) 구간 운행 버스에서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버스 내부는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도록 꾸며졌다. ‘고교얄개’ ‘바보들의 행진’ 등 70, 80년대를 회상할 수 있는 영화포스터 등이 붙어 있다.
또 버스안내양은 밤색 유니폼에 빵모자를 쓰고 허리에 돈가방을 찼다. 옛날 이런 차림으로 흔들리는 버스에 서서 졸고 있는 버스안내양을 보면 “어린 나이에 고생한다”는 측은감이 들었지만 21세기 안내양은 좀 다르다. 나이도 들 만큼 들었고, 자원봉사를 한다는 기분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버스안내양 정화숙(39ㆍ여)씨는 “20년 전으로 돌아가 소녀가 된 느낌”이라며 “보수는 적지만 손님들이 요금과 정거장을 알려주는 것을 좋아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시범사업을 위해 2,000만원의 군비를 지원한 군은 “다음달 1일부터 정식운행한 후 다른 노선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안=허택회 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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