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25일 주한 미 대사관이 전날 대북 금융제재 동참을 우리 정부에 요구했다는 보도자료를 발표한 데 대해 이례적으로 논평을 발표, “미 대사관의 보도자료는 한미 양측간 논의내용을 일부 과장하는 등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지 않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러나 미 대사관은 외교부의 논평에도 불구하고 “24일 발표한 보도자료의 내용을 그대로 유지한다(stand by)”며 “그 외에 추가할 말이 없다”고 말해 한미간 갈등이 증폭되는 조짐이다.
외교부는 “미 재무부팀은 중국, 홍콩, 마카오 방문결과를 우리측에 설명하면서 불법금융 및 테러자금 거래 방지 등을 위한 일반적 협조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으나 정부에 대해 구체적 조치를 취해줄 것을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요청한 바 없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또 “미 재무부팀이 우리측과의 협의 결과를 정확히 반영하지 않은 보도자료를 발표한 것은 한미간 사전 양해에 비춰볼 때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대북 제재 요구를 둘러싼 외교부와 미 대사관간 논란이 갈수록 확대되자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 대사는 “미 대사관과 외교부간에 착오가 있었던 것은 회의 내용의 표현을 각자 입장에서 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본질문제에 대한 오해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방한중인 잭 크라우치 미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이날 열린우리당 유재건 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미국은 북한 위폐문제를 6자회담과 연계시키지 않고 있으며, 새로운 제안(fresh ideas)을 갖고 북핵 6자회담에 복귀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라우치 보좌관은 “북한 뿐 아니라 리비아 등 어떤 나라도 불법행위를 통해 미국의 이익에 심각한 피해를 줄 때는 단호한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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