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에서는 절묘한 ‘이어 던지기’가 필요해 졌고, 타석에서는 끈질긴 ‘파울작전’이 환영 받게 됐다.
24일(한국시간) 뉴욕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운영위원회에서 확정된 투구수 제한 규정이 승부의 큰 변수로 떠올랐다.
투수가 1게임에서 던질 수 있는 투구수는 1라운드에서 65개, 2라운드에서 80개, 준결승과 결승전에선 95개로 확정됐다. 1경기에서 50개 이상 던진 투수는 4일 동안 쉬어야 하고, 30개 이상 50개 미만을 던진 투수와 이틀 연속 경기에 등판한 투수는 무조건 하루를 쉬어야 한다.
투구수 제한에 대해 한국 대표팀 사령탑인 한화 김인식 감독은 “넌센스”라고 표현했지만 “똑 같은 조건을 적용 받기 때문에 나쁠 것은 없다”는 생각이다.
선발과 중간, 마무리 등 투수들의 보직 구분이 사실상 의미가 없어졌다. 보통 선발 투수들에겐 6이닝 이상 책임져줄 것을 기대하지만 65개의 투구수 제한을 고려하면 컨트롤이 나쁜 투수들의 경우엔 3,4이닝도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한국 투수들 가운데선 서재응(LA 다저스)과 손민한(롯데) 등 컨트롤이 좋은 투수들이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중간 투수들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오승환(삼성) 정재훈(두산) 등 전문 마무리 투수와 불펜 경험이 있는 김병현(콜로라도)의 활용도도 커졌다.
김인식 감독은 “투구수 제한 때문에 선발 투수가 마무리로 등판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양한 마운드 운용을 시사했다.
반면 타석에서의 ‘초구 공략’은 금기시될 전망. 초구에 유난히 방망이가 잘 나가는 이병규(LG) 이종범(기아) 등에겐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커트 능력’을 갖춰 최대한 상대 투수들의 투구수를 늘일 수 있는 타자들의 역할이 중요해 졌다.
한준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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