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여 증시 반등을 주고 있는 외국인들이 본격적인 ‘바이 코리아’에 나선 것인지 관심을 끌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주가가 폭락한 18일 3,137억원을 순매도했지만, 19일부터 879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사자’에 나서 4거래일 연속 9,700억원 대를 사들였고 특히 25일에는 6,400억원 대를 추가로 매입, 반등을 주도했다. 이는 2004년 4월 이후 외국인 하루 최대 순매수 기록이며, 5거래일 연속으로 1조6,000여 억원 어치나 산 것이다. 지난해만 4조2,000여 억원을 판 것과는 대조적이다.
19일부터 24일까지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삼성전자(2,092억원 순매수), 포스코(712억원), 하이닉스반도체(554억원), 신세계(509억원) 국민은행(473억원), 기아자동차(417억원), LG전자(356억원), 외환은행(284억원), 중소기업은행(259억원), 하나금융지주(256억원) 순이었다.
외국인들의 공격적 매수세는 일단 국내 증시의 낙폭 과대에 따른 저가 매수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하나증권의 김진호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IT 업종과 은행주를 많이 사긴 했으나 예전과 달리 매수 업종 분포가 상당히 넓다”며 “특정 업종의 모멘텀 보다는 급락에 따른 가격 메리트에 주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를 본격적으로 재평가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됐다. 5일 연속 1조6,000억원 어치나 사들인 것은 단순한 저가 매수라기 보다 외국인의 투자패턴이 변화했음을 보여주는 근거라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정훈석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그동안 한국증시의 레벨업에 대해 상당히 인색해 지난해 증시 상승에도 매도로 대응했다”며 “하지만 한국 증시를 재평가하는 분위기가 생기면서 최근 주가 하락기를 시장 진입의 기회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단기적으로 외국인 선호주 위주로 투자 해도 괜찮은 것일까. 김 연구원은 “펀드 환매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기관의 매수세가 위축돼 있기 때문에 환매압력이 해소되기까지는 기관 선호주에서 외국인 선호주로 관심 이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국인이 이미 들어올 만큼 들어왔고 주가도 일정 정도 반등한 만큼 외국인의 매수세가 계속되기는 힘들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