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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 자식사랑이 지나치면 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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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 자식사랑이 지나치면 간섭

입력
2006.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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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년 간 가정 문제 상담을 해 왔다. 온전히 한 세대를 겪은 셈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 사회 부모와 자녀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한편으로 적절한 보호가 절실한 미성년 자녀에 대한 학대와 방임이 나날이 문제가 되기도 하고 또 한 편에는 이미 혼인하고 혹 자녀까지 둔 자녀에 대한 부모의 도를 넘어서는 간섭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오늘은 후자의 경우를 중심으로 이야기해보고 싶다. 혼인한 자녀나 형제 자매의 문제로 어머니와 다른 형제들이 상담소를 찾는 것은 흔한 경우에 속한다. 당사자를 대동하기도 하지만 당사자 없이 다른 가족들만 상담소를 찾기도 한다. 최근 들어서는 아버지들도 함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본인들은 바빠서 못 오고 부모 형제가 그들의 자녀 혹은 형제 자매의 혼인생활에서 생긴 문제들을 상담하러 오는데 심지어 잠자리 문제까지도 속속들이 알고 있어서 놀라게 된다.

지난해 십대 자녀를 둔 장남의 가정 문제를 상담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 중인 노모가 차남을 대동하고 상담소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 집안으로서는 화급한 일이겠지만 십대 자녀가 있다는 것으로 보아 혼인한지 근 20여년이 가까워 오는 아들의 가정사를 논하기 위해 다른 아들과 함께 상담소를 찾는 어머니의 심정이 한편으로 이해가 되면서도,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사위가 외도 끝에 가정으로 돌아왔지만 그 후 잠자리를 회피한다는 하소연을 친정 아버지가 와서 하는 경우도 있었다. 딸의 사정이 얼마나 급박했으면 싶기도 하지만 모두들 정도를 지나치고 있다는 생각이다.

혼인은 자기 삶을 책임지는 성인들이 하는 것이다. 최근의 세태를 보면 서른을 넘어 혼인을 하고도 성인이 못 되는 자녀도 많고, 언제까지나 품 안의 자식인양 자녀가 스스로의 삶을 살도록 독립시키지 못하는 부모도 너무나도 많다. 팔십 된 어머니가 육십 된 아들에게 ‘차 조심 하라’는 이야기는 부모와 자녀 관계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심정적으로 부모의 마음이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리할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 정도가 있는 법이다. 자녀가 바른 선택을 하고, 옳은 길을 가기를 바라는 마음이야 다 한결 같지만 성인이 된 자녀의 선택을 존중하고 한 발 물러서서 자녀가 스스로 인생을 살도록 하는 것 또한 부모됨의 중요한 요건임을 새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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