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학생들은 컴퓨터를 학습보다는 오락에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9개 회원국과 11개 비회원국의 15세 학생(고교 1년) 28만명을 대상으로 ‘정보통신기술(ICT) 학업성취도 국제비교(PISA)조사’(2003년 기준)를 실시해 24일 발표했다.
한국 학생들은 컴퓨터 보유나 사용 횟수 등 양적인 활용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학교 공부를 위해 컴퓨터를 이용하거나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등 교육적 사용 부분은 ‘낙제점’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컴퓨터 사용 비율(복수응답)은 8%로 40개국 가운데 39위였다. 학교공부용(19%) 37위, 워드프로세서 사용(32%) 38위 등 다른 부분도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한국 학생들의 오락과 인터넷을 위한 컴퓨터 사용 지수는 0.34로 OECD 평균(0)에 비해 매우 높았다. 일본(-0.91) 아일랜드(-0.43) 독일(-0.06) 오스트리아(0.03) 덴마크(0.11) 등 대다수 나라가 우리나라 보다 낮았으며, 우리보다 이 지수가 높은 나라는 미국(0.46)과 캐나다(0.63) 등 2개국 뿐이었다.
정보검색 게임 음악다운로드 채팅 등 오락적으로 컴퓨터를 사용하는 학생의 비율도 OECD 평균을 훨씬 웃돌았다. 게임의 경우 우리나라가 57%(복수응답)인데 비해 일본은 19%, 벨기에는 50%, 오스트리아는 43%에 그쳤다.
ICT 과제 수행에 대한 학생들의 자신감은 분야별로 엇갈렸다. 이메일 작성 및 발송, 인터넷 다운로드 등 단순 과제 수행 자신감 지수는 0.77(OECD 평균 0)로 세계 1위였지만 웹페이지 구성과 프리젠테이션 자료 제작 등 고차원적인 과제 수행 자신감 지수는 –0.99로 하위권이었다.
정구향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교육평가연구본부장은 “ICT 활용과 연관된 각급 학교의 교육과정이 프로그램 제작 및 소프트웨어 사용 등 활용 수준을 높이는 방식으로 개편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PISA조사는 3년 주기로 읽기 수학 과학 등 3개 영역에 대해 실시되고 있으며, ICT는 이번에 처음 들어갔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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