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은행이 인터넷 경매사이트를 통해 새 5,000원권 지폐를 경매에 올려 그 수익금을 불우이웃 돕기에 쓴다(21일자 2면)는 기사를 읽었다. 새로운 화폐의 발행을 기념한다는 취지도 좋았지만 이를 계기로 우리 사회의 그늘에 있는 이들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기회를 갖자는 발상이 무척 참신하게 느껴졌다.
실제 경매에서도 일반인들의 호기심과 경매에 나온 신권들이 희소한 일련번호를 가진 지폐들이 앞으로 가격이 많이 오를 것이라는 수집가들의 기대를 반영하듯 경매 열기도 무척 뜨겁다고 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드문 경매였던 탓인지 일부 네티즌이 수수료 없이 거래를 취소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장난삼아 억대의 거짓 주문을 내는 등 문제점도 적지 않게 드러났다. 우리 주변의 힘든 이웃을 돕자는 취지로 시작한 행사가 소수의 미꾸라지 같은 이들 때문에 오히려 보는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는 것이다.
또 거짓주문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치솟고 있는 호가도 씁쓸한 면이 없지 않다. 아무리 좋은 취지의 경매라지만 액면가의 몇백, 몇천 배에 거래되는 신권을 보며 서민들이 느끼는 소외감은 작지 않다. 바라건대 좋은 뜻에서 시작된 경매라면 낙찰도 적정한 선에서 이루어져 불우이웃돕기라는 본뜻을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
Ccacci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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