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최고봉 킬리만자로 앞에서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은 무의미했다. 해발 3,000미터가 넘는 빙벽에서, 치명적인 고산증세의 공포에도 오히려 등반 의지를 불태운 것은 장애우들이었다.
새해 첫 날 KBS를 통해 방송돼 화제를 모았던 희망원정대(대장 엄홍길)의 킬리만자로 원정기가 동행 사진작가 양종훈씨의 사진전을 통해 다시 한번 그때의 감동을 선사한다. 25일부터 2월15일까지 상명대학교 예술디자인센터 갤러리 1, 2관에서 열리는 행사에는 모두 128점의 사진이 전시돼 원정대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양씨는 해발 5,895m의 눈덮인 킬리만자로를 시각장애 뇌성마비 등 장애우 대원과 소설가 박범신, 변호사 오세훈, 가수 안치환 등으로 구성된 멘토, 방송제작진 등 34명과 함께 등반하며 대원들의 등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정상인 우후루픽에 도달하기 직전 고산 증세로 실신하면서도 끝까지 인간 실존의 감동을 담아내고자 분투했던 장면들이 고스란히 전시장을 채운다.
양씨는 “사진작가로서 꼭 한번 킬리만자로의 위용을 사진에 담고싶었지만 이번 등정은 오히려 산보다 인간의 존엄을 확인한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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