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명예회장이 인천시에 기증한 고가미술품과 유물 중 절반가량이 가짜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시는 23일 “D기업의 창업주이자 명예회장인 이모씨로부터 기증받은 8,450점중 4,873점에 대한 감정평가 결과 47%가 모조품이거나 복제품인 것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특히 조선시대 3대 화가로 알려진 오원(吾園) 장승업(張承業)의 ‘화조도’와 단원(檀園) 김홍도의 ‘신선도(神仙圖)’ 등이 위작으로 판명됐다. 또 삼국시대 토기(기와) 등 55%(326점)와 서화류(일반회화, 불표회화, 서예, 탁본) 1,266점중 36%가 각각 가짜로 드러났다.
시는 그러나 진품으로 확인된 겸재 정선의 역작 노송영지도(老松靈芝圖) 등 40% 정도의 진품중 상당수가 국보급이거나 수작이어서 문화재 등록을 추진키로 했다. 시는 지난해 8월부터 대학교수 등 국내 전문가 27명으로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미술품 및 유물들에 대한 조사를 벌여 왔다.
이에 대해 작품을 기증한 기업측은 내심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회사측 관계자는 “일부가 가짜라는 사실은 짐작하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수치까지 공개하는 것은 기증자의 근본취지를 훼손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인천 남구 학익동 S미술관을 소유하고 있는 이 명예회장은 지난해 6월 미술관과 미술품 및 유물 8,000여점을 인천시에 기증했다.
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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