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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차장 "결백" 주장 믿을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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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차장 "결백" 주장 믿을만하나

입력
2006.01.2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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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식 경찰청 차장이 23일 기자회견에서 검찰수사를 ‘경찰 흠집내기’라고 폄하하면서까지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조사할 필요성이 있을 정도의 정황은 있다”며 물러서지 않아 검ㆍ경의 자존심 싸움 양상으로 번진 수사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최 차장의 혐의 현재 최 차장을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은 크게 세 가지. 우선 최 차장이 자신의 친구 박모 사장을 통해 거물브로커 윤상림씨에게 송금한 2,000만원의 성격이다. 최 차장은 이 돈에 대해 “윤씨가 급전이 필요하다고 부탁해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수중에 가진 돈이 없다면 윤씨의 제의를 거절하는 것이 당연해보이는데도 최 차장이 친구에게까지 손을 벌려 굳이 윤씨에게 돈을 빌려 줄 이유가 뭘까 하는 의문이 제기됐다. 최 차장이 윤씨에게 뭔가 약점이 잡힌 것이 아니냐는 시각은 이런 이상한 돈거래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최 차장의 수행비서였던 고 강희도 경위가 박 사장에게 지난해 3월 송금한 2,000만원의 성격도 미스터리다. 강 경위는 유서에서 “펀드에 투자해달라며 박 사장에게 보낸 돈”이라고 설명했지만 곳곳에 석연치 않은 대목이 있다.

우선 강 경위가 유서에서 밝혔듯이 2,000만원에는 최 차장이 준 용돈도 포함돼 있다. 강 경위가 최 차장의 돈을 박 사장에게 전해주고도 이를 은폐해준 것이 아니냐는 의문 제기가 가능하다.

공교롭게도 윤씨에게 보낸 돈과 2,000만원이라는 액수가 겹쳐 윤씨가 인사청탁 등의 대가로 최 차장에게 2,000만원을 보냈고, 일이 잘 되지 않자 최 차장이 다시 돌려줬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그는 지난해 2월 박 사장 계좌에 입금한 5,000만원에 대해서는 “은행 대출금을 상환한 것이고, 은행이 인천에 있어 (인천에 사는) 박 사장에게 대신 내달라며 보낸 돈”이라며 세간의 의혹을 일축했다.

검찰 수사 전망 검찰은 윤씨의 커넥션을 철저하게 파헤친다는 원칙이 현직 경찰청 차장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의 공격적 기자회견으로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게 됐다.

현재까지 수사에선 최 차장이 윤씨와 돈거래를 했다는 사실만 밝혀졌을 뿐 그가 어떤 명목으로 윤씨에게 돈을 줬는지, 추가로 준 돈은 있는지 등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최 차장의 돈심부름을 한 것으로 알려진 강 경위가 자살한 것도 이미 검찰 수사를 어렵게 하고 있다. 경찰에서 수사권 조정으로 대립해온 검찰과 사생결판을 내야 한다는 격앙된 반응이 나오는 것 역시 부담이다.

하지만 최 차장의 국가인권위원회 제소 및 민ㆍ형사상 소송 제기 방침에 대해 수사팀 관계자가 “할 테면 해보라”며 맞서고 있고 최 차장에 대해서도 조속한 소환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혀 검찰이 “뭔가 확실한 단서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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