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보고 배운 게 돗자리 짜는 기술인데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전남 함평군 월야면 외세부락에 사는 정일범(56), 김용남(53)씨 부부는 왕골돗자리 짜는 일을 5대째 가업으로 이어오고 있다. 값싼 외국산 돗자리가 범람하는 어려운 현실에서도 우리 전통방식을 여전히 고수하면서 왕골 돗자리를 제작하고 있다.
정씨가 이같은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내는 돗자리는 하루 평균 2~3개에 불과하다. 주로 기계를 사용해 제작하지만 가끔 손님들의 요청에 의해 같은 마을 고양금(69), 김덕임(69) 할머니와 함께 돗틀을 이용해 수작업으로 짜기도 한다.
사용되는 왕골은 매년 여름 직접 재배한 완초를 수확해 껍질을 벗겨 건조한 최고품으로 외국산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촉감이 부드럽고 윤기가 흐른다.
함평군은 전국 생산량의 70%를 점유하던 왕골 명산지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왕골 재료인 완초 수확 인건비 지원, 홍보 판매코너 운영, 명인 지정 등 다양한 활성화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정씨는 “갈수록 힘들어져 언제까지 이 일을 계속해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 것을 지켜나간다는 자부심으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함평=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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