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개를 길들이기 시작한 것은 후기 구석기시대부터이며 우리나라에서는 6,000년 전의 것으로 보이는 경남 창녕군 비봉리 신석기 유적에서 두개골만 남은 개의 흔적이 발견된 적이 있다.
이보다 늦은 경남 사천시 늑도의 2,000년 전 유적에서는 개 여러 마리가 주검과 나란히 혹은 주검을 둘러싼 상태로 발견돼 개가 ‘영혼을 저승으로 이끄는 길잡이’ 혹은 ‘죽은 사람의 지킴이’였음을 보여주었다.
마침 2006년 병술년 개의 해를 기념하는 전시회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다.
중앙박물관이 24일부터 4월 30일까지 미술관 회화실에서 개최하는 ‘그림 속의 개’ 특별전은 개를 주인공으로 그린 영모화(翎毛畵ㆍ동물을 소재로 한 그림)와 일상 속의 개 그림으로 구성된다.
이암(1507~1566)의 ‘어미 개와 강아지’는 따뜻한 정을, 김두량(1696~1763)의 ‘긁는 개’는 섬세한 붓질로 개의 생태를 각각 표현한다. ‘사나운 개’(작가 미상)는 서양화적인 음영법으로 이국적인 개를 그렸으며 김홍도(1745~?)의 ‘점심’ 과 같은 풍속화에는 사람의 일상과 함께 하는, 정겹고 친숙한 개가 등장한다.
국립경주박물관 역시 24일 미술관 1층에서 금년도 첫번째 특집전시로 ‘개 최초의 반려동물’을 마련한다. 4월 2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경주시 하구리에서 발견된 ‘십이지신상 석탑면상 '개’를 비롯해 신라 무덤에서 출토된 개 모양 토우, 안압지에서 발견된 개의 두개골, 경주에서 발견된 청동십이지추 등이 선보인다.
국립민속박물관도 ‘우리의 오랜 친구 개’ 특별전을 2월 27일까지 연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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