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살고 있는 김용선(83)씨는 ‘연 할아버지’로 통한다. 무려 36년간 수천 개의 연을 만들며 연과 인연을 이어왔다.
고향인 평양에서 어렸을 때 주위의 형들이 연을 만드는 것을 어깨 너머로 배운 뒤 틈 날 때마다 연을 만들어 날리곤 했던 김씨가 본격적으로 연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1971년 한국전력을 퇴직한 후부터였다. 퇴직 전 전근오면서 울산에 뿌리내린 김씨는 남구 신정동 공업탑로터리 인근 자신의 아파트 주민들로부터 연 할아버지로 불리기 시작했다.
김씨는 아파트나 지역 초등학교 등을 돌며 연 만들기를 가르치고 연의 역사에 대한 강연을 해왔으며, 10여년 전 ‘울산시민속연보존회’를 발족시켜 회장을 맡는 등 연 사랑을 실천해 왔다. 2001년부터는 남구 문화원에 ‘민속 연 연구실’이라는 작업실도 마련하고 주민들에게 연 만들기를 가르치며 보람된 노후를 보내고 있다.
김씨는 “내가 만든 연이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보면 기분이 너무 좋고 또 마음대로 연을 조정해 움직일 수 있어 자유를 느낀다”며 “매년 400개 가량 연을 만들고 있지만 앞으로도 힘이 닿는 날까지 연을 날리고 알리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울산=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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