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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 쥔 최차장 친구는? 최차장 부탁받고 尹씨에 송금

입력
2006.01.2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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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도 경위의 자살은 브로커 윤상림(54)씨와 최광식 경찰청 차장, 그리고 최 차장의 친구 박모(59)씨 사이에 얽힌 관계의 일면을 부각시켰다.

이들 사이의 석연치 않은 돈 거래는 강 경위를 자살로 몰고 간 배경은 물론 윤씨의 행각을 밝혀줄 중요한 연결 고리다. 하지만 최 차장의 해명과 검찰의 시각은 크게 엇갈린다. 이 때문에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박씨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씨는 누구?

강 경위가 유서에 ‘박사장’이라고 밝힌 박씨는 최 차장보다 두 살 많은 오랜 친구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18일 최 차장과 윤씨의 돈 거래 사실이 드러나면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당시 최 차장은 “지난해 7월 윤씨가 급전이 필요하다고 해 친구 박씨에게 돈을 대신 부쳐달라고 부탁했고 박씨가 2,000만원을 윤씨에게 송금했다”고 해명했다.

최 차장은 박씨에 대해 “인천에서 경찰 생활을 할 때 알게 됐고 한때 D중공업 협력업체 일을 해왔다. 최근엔 건축 일을 하고 있는데, 열심히 일하는 친구이고 윤씨와는 전혀 모르는 사이”라고 말했다.

윤씨 사건이 불거지기 전에도 최 차장은 사석에서 이 ‘30년 지기’에 대한 말을 종종 하곤 했다. 최 차장은 “젊은 시절 인천에서 고생할 때 술자리에서 아주 기막히게 인연을 맺은 친구다.

사직동팀장 시절 ‘옷 로비 사건’ 때문에 검찰 수사를 받을 때 이 친구가 ‘떳떳하면 옷을 벗어라. 무엇이 아쉽냐. 내가 1억원 떼줄 테니 과수원이나 해라’는 말을 해 용기를 얻었다. 오랜 풍파를 견디게 해 준 사회에서 만난 최고의 친구”라고 평했다.

이 때문에 최 차장 밑에서 줄곧 일해왔던 강 경위도 박씨와 깊은 관계를 맺은 것으로 보인다. 강 경위는 지난해 3월 박씨에게 2,000만원을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 경위는 유서에 “돈 좀 잘 벌어서 살겠다고 박 사장님께 이야기 듣고 송금…” “박 사장님한테… 전화하면 돈은 받을 수 있을 거야”라고 썼다.

박씨는 19일 검찰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자신이) 지난해 7월 윤씨에게 입금한 2,000만원과 강 경위가 지난해 3월 나에게 보낸 2,000만원은 무관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박씨의 구체적인 역할에 대한 의혹은 풀리지 않고 있다.

엇갈리는 2,000만원의 정체

강 경위는 “2,000만원은 주식투자” “윤상림은 잘 모른다”며 자신의 결백을 유서에 여러 차례 적었다. 최 차장 역시 “강 경위의 돈 2,000만원 중 1,000만원은 내가 준 용돈과 활동비, 나머지는 자신의 용돈 등을 모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액수와 시기가 공교롭게 얽혀 마치 최 차장의 돈이 윤씨에게 전달된 것처럼 보였을 뿐 실제로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강 경위가 최 차장에게 누를 끼치게 된 것을 괴로워 하다가 자살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해 3월, 7월의 돈 거래가 최 차장과 윤씨 사이의 수사 관련 청탁 대가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윤씨가 강 경위를 통해 청탁 대가로 2,000만원을 최 차장에게 제공했으나 최 차장이 이를 들어주지 못하자 지난해 3월 강 경위를 시켜 박씨에게 2,000만원을 다시 송금했고, 박씨는 이 돈을 윤씨의 차명계좌로 그 해 7월 송금했다는 추측이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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