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의 아름다운 섬나라 ‘통가’사람들은 왜 20년새 급격히 비만해졌을까. 비만이 적은 일본에서도 왜 유독 오키나와 사람들만 뚱뚱한 걸까.
국민의 절반 이상이 당뇨병을 앓고 있는 통가는 비만율 68.43%로 20년 만에 비만 인구가 3배 가까이 급증했다. 굶기를 밥 먹듯 했던 원시 시대 이래, 음식을 섭취하면 곧장 지방으로 축적하는 방식으로 유전자는 생존을 모색해 왔다.
그러나 도처에 먹거리가 널려 있는 현대에도 250만년에 걸쳐 형성된 유전자 성향은 무조건 지방을 축적하려는 생존 법칙을 버리려 하지 않고 있다. 일명 ‘절약 형질 유전자 가설’로 불리는 이 설명이 최근 개발 바람과 함께 비만의 늪에 빠진 ‘통가의 비극’을 푸는 열쇠다.
KBS 1TV가 24일 방송하는 ‘생로병사의 비밀: 2006 연중 기획 - 비만과의 전쟁’ 2편‘비만 1,000만 한국인을 위협한다!’(밤 10시)는 급증하고 있는 한국인의 비만을 이 같은 맥락에서 조명한다.
미군 기지 유입으로 식생활이 서구화하면서 일본 전국 평균보다 14%나 비만율이 높아진 오키나와처럼 한국도 절약 형질 유전자와 식생활 환경의 급변으로 전 국민의 43%가 과체중 및 비만인 ‘비만 사회’로 진입하게 됐다는 것이다.
건강보험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비만한 사람은 정상인보다 당뇨와 고혈압의 위험이 각각 2배, 1.5배 높다. 최근에는 고도 비만자의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이 정상인보다 1.26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연간 비만 치료와 사망 등으로 1조8,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사회 경제적 비용으로 쓰이고 있으며, 비만 인구의 증가와 함께 이 비용도 늘어날 전망이다.
그렇다면 ‘만악의 근원’인 비만을 어떻게 퇴치할 수 있을까.
프로그램은 비만을 부르는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인 ‘식욕’의 퇴치를 목표로, 저강도 운동 등 식욕 억제 운동법을 해법으로 제시한다. 체중 조절을 희망하는 5명의 참가자들이 4주간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해 그 ‘효험’을 테스트한 결과도 방송된다.
프로그램을 만든 한경택 PD는 “많은 사람들이 외모를 가꾼다는 관점에서만 살빼기에 관심을 기울여 왔을 뿐 비만이 심각한 질병이라는 사회적 인식은 부족한 실정”이라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비만을 방지하는 것이 건강 증진의 기본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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