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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여유를 한번 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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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여유를 한번 줘보세요

입력
2006.01.2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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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영국의 인구통계조사에서 종교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39만명이 천주교도 불교도 기독교도 아닌, 스타워즈에 나오는 기사인 '제다이'라고 답했다. 영국 인구 1,000명 중 7명 꼴이었다.

그 중에는 장난으로 답한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았더니 실제로 제다이라는 종교를 세우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 깜짝 놀랐다. 그들은 영화에 나오는 제다이처럼 되는 것이 최종 목표이며, 현재 일반적인 조직과 가르침이나 제도를 만들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스타워즈의 조지 루카스 감독은 처음에는 카레이서가 되는 것이 목표였지만 어느날 큰 사고 때문에 오래 입원하게 되었고, 병원에 있을 때 인생의 목표를 영화감독으로 바꿨다. 즉 그 사고 덕분으로 스타워즈라는 영화가 존재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생각해보니 거의 모든 창조적 작업에 가장 필요한 것이 여유로운 시간이다. 어떤 일을 이룰 때 일반적인 노력도 필요하지만, 원래 없는 것을 새로 만들기 위해서는 상상이 필요하다. 중국 한자의 창시자인 창힐이 한자를 만든 전설을 살펴보면 흥미롭다. "창힐은 갓난아이였을 때부터 막대기로 땅에 무언가를 쓰고 그리기를 즐겼다고 한다. 무언가를 상징하는 것 같았고 사람들이 보면 볼수록 흥미를 느끼게 했다. 이러한 까닭에 모두 그를 말리지 않았고 그에게 마음대로 쓰고 그리게 했다."

사람은 원래 하루종일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며, 같은 일을 오래 할수록 효과가 떨어지고 피로가 생기고 상상력도 약해진다. 특히 한국의 회사인들은 일을 많이 하지만, 오래 일을 한다고 해서 시간을 효과적으로 쓰는 것이 아니다. 할 일이 없을 때 컴퓨터를 하거나 잠 자는 사람도 있지만 이것은 여유로운 시간이 아니라 무엇보다 모든 것이 피곤해서 잠깐 현실을 잊으려고 하는 것일 뿐이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으려면 자기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미국의 최대 검색엔진 회사인 구글이 모든 직원들에게 '20% 타임'을 주는 것도 그것 때문이다. 즉 1주일에 하루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기운이 생기고 좋은 생각도 많이 나오는 것이다. 현재 구글이 돈을 가장 많이 버는 광고방식 역시 20%타임 덕분에 생긴 것이다. 하루 종일 시키는 대로만 일을 했으면 그만큼 좋은 아이디어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데이비드 맥클라우드 <캐나다인·프리랜서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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