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웃고 기아자동차는 울상이다.
현대ㆍ기아 자동차가 다음주 2005년 경영실적 발표를 앞두고 형제간 희비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순이익이 창사 38년 만에 처음 2조원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때문에 경영진은 26일 거머쥘 성적표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극심한 내수부진에다 원재료 값 상승, 환율 하락 등 열악한 사업환경에도 불구, 순이익 2조원대 진입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꼼꼼히 따져보면 사정은 다르다. 그랜저와 쏘나타의 선전에도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1조9,810억원))보다 14% 줄어든 1조7,000억원대에 그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적용된 계열사 지분법 평가에 따른 영업외 수익 증가로 순이익이 전년(1조7,850억원)보다 크게 증가했다”며 “성적표만 보고 마냥 웃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 상황은 한층 난감하다. 설 연휴 직전인 27일 성적표를 내놓는 것만 봐도 지난 한해는 악몽 같았다. 우선 지난해 영업이익이 1,300억원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2004년에는 영업이익이 5,025억원이었다. 노조와 비정규 직원들의 파업으로 4만6,000대 이상의 생산차질이 빚어져 매출에서도 7,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 1월 취임한 정의선(37) 기아차 사장의‘정의선 효과’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기아차 주가는 지난 한 해 주당 1만원에서 한때 2만2,000원까지 올랐다.
기아차 관계자는 “지난해 경영실적을 놓고 정 사장을 평가하는 건 너무 이르다”며 “정 사장은 영업보다는 해외 진출 사업 등 전반적인 경영 수업에 전념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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