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남북회담사무국 회담1과는 정치ㆍ군사분야 남북회담을 담당하는 부서다. 장관급 회담, 장성급 군사회담 등 담당 업무 이름만 들어도 딱딱한 부서라는 인상부터 온다. 하지만 회담1과에 근무하는 5명의 사무관급 이상 직원 중 4명이 여성인 것을 알면 깜짝 놀라게 된다. 2명의 남성 주무관(6급)과 기능직 여성공무원 1명이 함께 근무 중이지만, 통일부 내에서 여성 비율이 가장 높은, 여성파워의 상징이다.
회담1과의 책임자는 통일부 첫 여성 부이사관(3급)이기도 한 윤미량(47) 과장. 지난해 2월 현직에 부임한 윤 과장은 10개월 동안 막혔던 남북간 대화의 물꼬를 튼 5월 차관급 회담을 시작으로 숨가쁜 시간을 보냈다. 그 동안 3차례의 장관급 회담이 열렸고, 군사회담 실무접촉도 이어졌다. 윤 과장은 “회담 전후 야근이 많아 몸이 힘들 때도 있지만 그 만큼 남북관계가 잘 풀린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회담1과에 배치돼 여성 비율을 높인 황선혜(36) 사무관은 독일 뮌스터대 박사 출신이다. 지난해 말 통일부의 박사학위 소지자 사무관 공채에 지원, 이곳에서 일하게 됐다. 국가정책을 주제로 정치학박사 학위를 딴 황 사무관은 “협상 분야에서 실제로 일해보고 싶어 지원했다”며 업무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1976년생 동갑내기인 임현정, 이하나 사무관은 회담1과의 중추다. 장관급 회담을 맡은 임 사무관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2002년 말 통일부에 들어온 뒤 3년 동안 회담1과에서만 일한 회담 베테랑이다. 이 사무관은 해운협력 분야를 맡아 지난해 8월 제주해협의 북한 민간선박 통과 문제를 처리하기도 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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