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ㆍ31 부동산대책’은 아직 성공 여부를 논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를 입안했던 공무원들은 무더기로 훈ㆍ포장 및 표창을 받게 된다.
지난 주에는 8ㆍ31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이 최고를 기록하는 등 대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데도 정부는 서둘러 축포를 쏘아 올렸다는 지적이다. 논란이 일자 정부는 상을 받는 공무원들의 명단도 공개하지 않아 ‘스스로도 자랑하지 못하는’ 상이 되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17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8ㆍ31대책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리장 민자고속도로 등 11개 정부정책 부문에서 공적을 세운 공무원들에 대한 상훈수여안이 통과됐다고 18일 밝혔다.
이 가운데 8ㆍ31대책 유공자는 총 30명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공무원 직무수행과정에서 현격한 공적을 쌓은’ 공무원들에게 주어지는 최고 영예인 근정훈ㆍ포장을 받는 공무원도 7명(6개 부처)이 포함돼 있다.
8ㆍ31대책을 주도한 김용민 재경부 세제실장 등 3명은 근정훈장 2등급인 황조근정훈장을 받고, 이승우 재경부 정책조정국장 등 4명은 근정포장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표창과 국무총리 표창은 각각 18명, 5명이다.
이에 대해 행자부 관계자는 “국무회의를 통과했지만 아직 대통령의 재가가 나지 않았다”며 훈ㆍ포장자 및 표창자 명단은 물론, 부처별 숫자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공무원들은 이미 잔칫상을 차렸지만 최근 부동산시장은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들썩이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유니엣셋에 따르면 지난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값은 0.54%나 올랐다.
8ㆍ31대책 이후 최고 수준이다. 아파트값 상승은 강남지역 3개구(강남 1.29%ㆍ송파 0.56%ㆍ서초 0.49%)가 주도하고 있다. 8ㆍ31대책 발표 이후 한동안 주춤했던 주택 담보 대출도 최근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시민들과 부동산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8ㆍ31대책에 대해 ‘예고된 실패’라는 말까지 나오는 등 보완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벌써부터 설익은 ‘논공행상’을 논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김동국 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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