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의 2004년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이 조작으로 밝혀져 철회된 후 과학계에는 한가지 커다란 의문점이 남았다.
세계 최초의 인간 복제배아 줄기세포 성공(2004년 논문), 임상에 적용가능할 정도의 생산 효율성 향상(2005년 논문)이라는 증거가 눈 녹듯 사라지면서 세계적으로 사람의 복제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한 예는 하나도 없어졌다. 제럴드 섀튼 피츠버그대 교수가 황 교수의 논문 발표 직전 사이언스에 논문으로 발표했듯이 애초 영장류는 복제배아에서 줄기세포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닐까?
많은 동물들이 핵치환 방식을 통해 복제된 개체가 태어나는 것에 반해 사람의 경우엔 복제배아를 배반포 정도까지 배양하기도 어렵다. 섀튼 교수는 원숭이의 복제배아를 연구한 2003년 사이언스 논문에서 “난자에 구멍을 뚫고 핵을 짜내고 다른 핵을 넣고 전기충격을 가하는 등 복제 과정에서 세포에 손상이 불가피해, 방추체의 손상으로 8세포기를 넘기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핵치환 과정이 세포에 손상을 많이 입힌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래서 체세포 복제동물의 성공률은 아직도 한자리수에 머물러 있다. 태어난다 하더라도 기형, 조로를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섀튼 교수의 발표 후 사람의 복제배아도 배반포까지 배양하는 데에는 성공했다. 여기에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발표한 것이 황 교수팀의 2004년 사이언스 논문이었고, 다른 하나는 2005년 8월 영국 뉴캐슬대학이다.
황 교수팀은 논문이 철회돼 공식적으로 인정 받기는 어려워졌지만 실험노트에서는 배반포까지 배양한 흔적을 볼 수 있다. 2004년 논문으로 발표된 1번 줄기세포는 처녀생식에 의한 것이므로 논외로 치고, 그 이후 배양한 복제배아는 약 10%의 성공률료 배반포까지 자랐다고 기록돼 있다. 하지만 조사위의 조사 결과 실험노트에 기록된 배반포가 대부분 내부 세포덩어리가 작고 주변 세포와 구분이 불가능하거나 세포가 분절되는 등 사실상 위배반포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여 10%의 성공률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결론이다. 즉 배반포 형성 기술도 완전히 확립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셈이다. 배반포 상태가 줄기세포 추출의 관건이고, 황 교수팀의 줄기세포 성공률이 0%였다는 사실은 곧 인간 복제배아가 배반포를 형성하는 것부터 어려움이 크다는 의미다.
뉴캐슬대학의 앨리슨 머독 교수와 미오그래드 스토이코비치 박사는 지난해 11명의 여성으로부터 기증받은 36개 난자를 써서 4개의 복제배아를 만들었고 1개를 배반포까지 배양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데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이렇게 따지면 이들의 배반포 성공률은 2.7%다. 이들의 연구가 황 교수팀 연구와 조금 다른 것은 체세포를 핵치환한 것이 아니라 수정란 줄기세포의 핵을 이식했다는 점이다. 물론 핵치환 과정은 똑같아 세포에 미치는 손상 정도는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양과 쥐 고양이 등은 복제된 개체가 태어나기까지 했는데 왜 사람에서는 복제된 배아를 5일간 건강하게 키우는 것마저 어려운 것일까. 동시에, 지금까지 실패했다고 해서 영원히 불가능할 것으로 단정짓기도 어렵다. 그것이 바로 복잡미묘한 생물학이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