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보고서라고 썼냐, XX야”, “자네는 머리를 장식으로 달고 다니나 보군”….
당해본 사람은 안다. 무례한 동료와 일하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런 일인지.
통신기술 발달로 ‘일터의 예의’가 사라져가는 데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직장의 예의 실종은 결국 생산성 저하로 이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AWSJ)은 17일 휴대폰 이메일 메신저 등 첨단 통신수단을 이용한 업무가 늘어 직장에서 공손함이 사라지고 있고, 이를 방치하면 생산성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인사를 받지 않는 무뚝뚝한 동료, 험한 말을 쏟아내는 상사는 무례한 직원의 전형”이라며 “이런 사람이 많은 회사는 생산성 향상이나 직원의 능력 발휘를 기대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개인 통신수단의 일반화와 이로 인한 업무량 폭증은 사회 전반에 이기주의를 불러왔고 이 같은 분위기가 일터까지 스며들었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영국의 여성 베스트셀러 작가 린 트러스가 최근 발간한 ‘말 걸지 마세요(Talk to the Hand)’는 이런 세태를 그렸다.‘오늘날 세계의 절대 무례함에 대한 보고서’라는 부제를 단 책은 “사람들은 휴대전화를 하거나 MP3를 들으며 남의 존재를 무시하는 듯한 표정으로 서로 스쳐간다”면서 “직장에서 서로에 대한 배려가 줄고 있는 것은 이 같은 개인주의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미국 경영학자 크리스틴 포래스 박사가 직장인 약 3,000명을 조사한 결과 90% 이상이 일터에서 동료로부터 무례한 처사를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당한 게 분해서 업무에 지장을 받았거나 같은 수모를 피하기 위해 이직을 고려해봤다는 이들도 각각 50%에 달했다. 심지어 괘씸한 동료 탓에 고의적으로 업무를 게을리한 경우도 네 명 중 한 명이나 됐다.
직장 내 무례를 막는 데는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경영자들은 무례가 회사에 끼칠 해악을 인식해야 하고, 누군가 동료에게 버릇없게 구는 것을 알면 반드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포래스 박사팀은 ▦예의와 관련한 사규를 만들 것▦상급자들부터 서로를 예의 바르게 대할 것▦채용 때 인간성을 검증할 것▦퇴사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것 등을 제안했다.
김신영 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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