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에서 전자통장 출시가 봇물이다. 금융감독원이 2008년까지 모든 금융거래 카드를 보안성이 뛰어난 IC칩 내장형 스마트 카드로 바꿀 것을 독려하고 있는데다, 은행 역시 불필요한 통장 발급을 막는다는 점에서 경비 절감 효과가 있다.
전자통장은 스마트 카드 한 장에 개인의 모든 계좌 정보를 담은 통장을 말한다. 고객들은 카드 1장이면 수십 개 통장에 있는 예금을 입ㆍ출금하는 등 기본적인 거래가 가능하다.
서랍 속의 통장 뭉치들이 이제 필요가 없어지는 셈이다. 고객들은 인터넷이나 현금입출금기(ATM) 등에서 개인인증번호(PIN)을 입력하면 계좌 내역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펀드, 당좌예금 등의 상품은 전자통장에 들어갈 수 없다.
시중은행 가운데서는 하나은행이 지난 달 15일부터 발급한 ‘하나 매직카드’가 내장 가능한 계좌 수가 가장 많다. 예금, 적금 등 40개 계좌까지 입력이 가능하다. 하나은행은 전 영업점에서 신분증과 통장을 지참하면 발급 받을 수 있으며, 올해 6월말까지는 발급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매직카드는 발급 한 달도 안돼 5,000좌가 넘었다.
기업은행도 이달 12일부터 예금, 적금, 대출 등 30개 계좌를 내장할 수 있는 ‘e-모든 통장’ 서비스를 개시했다. 기업은행은 개인인증번호를 연속 5회 잘못 입력하면 자동으로 전자통장이 잠기도록 했다.
2004년 11월 전자통장을 가장 먼저 출시한 국민은행의 ‘KB전자통장’과 신한은행의 ‘스마트원 카드’는 이미 정착 단계에 이르러, 계좌 수가 각각 27만6,000좌, 36만좌에 달하고 있다.
조흥은행도 지난해 4월부터 20개의 계좌정보를 내장할 수 있는 ‘세리프 원 카드’를 선보였다. 조흥은행은 특히 자금이체 등 거래 수수료의 10%를 포인트로 적립해 6월과 12월에 1,000포인트(1,000원) 단위로 현금화해주고 환전 때도 수수료를 깎아주는 등 전자통장으로의 통장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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